[김태우] 1년 5개월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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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호 미사일을 발사한지 1년 5개월 만입니다. 다음날인 5월 5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가운데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고 미사일 발사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북한이 240mm 방사포와 300mm 방사포 약 20기를 발사하면서 단거리 미사일도 함께 발사한 것으로 보이며, 발사된 발사체들은 동해 쪽으로 70~240km를 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초조함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핵능력의 일부 만을 포기하면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했던 북한의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거부당한 이후 평양은 미국에게 연말 내에 셈법을 바꾸어 나오라고 요구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단계적 협상방식을 관철시키려 해왔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압박하는 노이즈 마케팅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경제 잠재성을 완전히 깨닫고 있으며 이것을 해치거나 끝장내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이 쏜 것은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단거리 발사체'라고 밝히면서 강경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이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미북 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고 이 문을 닫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을 알리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미사일’이라는 표현 대신에 ‘발사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온건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군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의미하는 함의들을 경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첫째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배하고 있음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2006년 6월 12일, 그러니까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안보리결의 제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고, 북한이 은하3호 로켓을 발사한 직후인 2013년 1월 22일 채택된 안보리결의 제2087호는 모든 핵 및 미사일 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미사일 발사가 추가 제재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보리결의를 위반한 중대한 도발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무기로써 이번 발사는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분야합의 등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입니다. 240mm 방사포는 북한이 1980년대부터 개발한 것으로써 이동발사대 트럭에 총 22개의 발사관을 설치하여 65km까지 포탄을 날려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이 서울 북방 휴전선 지역에 배치해놓고 ‘서울 불바다’를 위협했던 것이 바로 이 방사포였습니다. 300mm 방사포는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적이 있는데 사거리가 200km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의 중부권을 위협하는 핵심무기로 간주됩니다.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주목 대상입니다. 사거리가 500km로 알려진 최신형 단거리 미사일인 이스칸데르는 2013년 러시아가 리투어니아와 폴란드 사이에 있는 러시아의 역외영토에 배치하여 서부 유럽을 위협함으로써 유럽의 신냉전을 가열시킨 단초가 되었던 무기입니다. 미국은 이 미사일의 실제 사거리가 500km를 넘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데, 그래서 러시아가 사거리 500~5,500km의 모든 미사일을 상호 폐기하기로 했던 1987중거리핵폐기조약(INF Treaty)를 위배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것이라면 북한이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 안으로 줄기차게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운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사회에는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9.19 군사분야합의를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북한의 다음 행동을 주목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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