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한국의 스포츠 여제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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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은 모범적인 방역국가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감염자와 사망자가 현저하게 적지만 그래도 국민이 감내해야 하는 불편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여제'로 불리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발군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신선한 얘기거리를 만들어주고 있어 국민에 큰 위로가 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배구선수 김연경입니다. 김연경은 골프선수 박인비 및 바둑기사 최정 9단과 함께 '한국 스포츠의 3대 여제'로 불립니다.

김연경은 1988년생으로 올해 만 32세이며, 192cm의 장신에 73kg의 체중을 실어 때리는 스파이크가 일품이지만 수비와 블로킹에서도 발군이어서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여자배구의 제1인자입니다. 그래서 김연경의 경기를 본 세계 배구인들은 러시아인의 체격에 브라질인의 순발력을 갖춘 한국인 배구선수라고들 합니다. 김연경은 2005년에 한국 여자프로배구리그에 진출하여 흥국생명팀으로 뛰기 시작하여 이후 5년 동안 한국 여자배구계의 황제로 군림했고, 2009년부터 2020 5월까지는 일본, 터키, 중국 등의 프로 배구팀에 스카우트되어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배구애서는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 김연경 선수가 금년 5월에 귀국하여 맨 처음 몸 담았던 흥국생명팀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까지 터키 엑자시바시팀에서 약 130만 유로, 한화 18억 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단연 세계 최고액이었습니다. 그랬던 김연경이 연봉 3 5천만 원을 받기로 하고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것인데, 김 선수는 부모 형제가 살고 있는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니 연봉은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고 했습니다.

최정 9단도 한국이 자랑하는 여자 바둑계의 황제입니다. 1996년생으로 올해 24세인 최 9단은 세계 여자바둑 랭킹 1위이며, 최근 수년 동안 지지옥션배, 황룡사배, 아시안게임 바둑 혼성페어, 궁륭산 병성배,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하림배, 오청원배, 천태산배, 센코배 등 국내외 각종 기전들을 휩쓸면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9단은 금년 3월에 총 728 500 228패로 통산 500승을 기록했는데, 입단한 것이 2010년이므로 지난 10년간 매년 70여 판의 바둑을 둔 셈입니다. 9단은 작년 한해 동안 33천만 원의 상금을 벌어 여자바둑에서 상금액 1위를 차지했습니다. 9단은 근년에 와서 80% 대의 높은 승율을 자랑하고 있는데, 각종 세계대회에서 스웨 9, 타오신란 7단 등 중국의 남자 고수들을 예사로 이기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자 기사를 상대로 한 기전의 승율은 95%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외를 통털어 최정 9단을 이기는 여자 바둑기사가 없다는 뜻입니다.

여자 골프세계의 황제 박인비는 김연경과 동갑으로 32세입니다. 박인비는 2007년에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 진출하여 지금까지 20승을 거두었고 2013년이후 수년 동안에는 부동의 세계 랭킹 1위로 군림했었습니다. 박인비는 2016년에 세 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데 더하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까지 금메달을 따내는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부상을 당하면서 대회 출전과 우승이 뜸해지고 세계 랭킹도 많이 하락했지만, 박인비는 금년 2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도 11위로 다시 올라가고 재기의 조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왕년의 여제 박인비가 다시 골프 여제로 재등극할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프로 선수들의 훌륭한 기량은 당연히 상금으로 보상을 받습니다. 박인비는 현재까지 미국에서 벌어들인 상금만도 1,500만 달러, 즉 한화 200억 원에 달하고,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았던 김연경 선수도 130억 원대의 재산가이며, 최정 9단도 매년 수억원 씩의 상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같은 피를 받은 북한의 여성들도 스포츠 경기나 두뇌 운동에 있어 남한의 여성들과 다를 바가 없을 터인데, 그들이 꿈을 펼칠 공간이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남과 북의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함께 세계를 누비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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