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베트남의 당구스타 마민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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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당구협회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북한에는 당구클럽이 몇개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에서 당구는 많은 애호가들이 즐기는 취미활동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19 5월에 프로당구협회, PBA가 공식 스포츠단체로 설립됨으로써 이제는 프로야구나 프로골프처럼 선수들이 직업적으로 당구를 치면서 돈도 벌고 유명인이 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것입니다. 프로당구 시합은 남자부의 PBA 투어와 여자부의 LPBA투어로 나누어져 있는데, 남자부에는 1부 투어와 2부 투어가 있고 곧 3부투어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프로 골프와 마찬가지로 당구선수들은 큐스쿨을 통과하면 3부와 2부 투어에 뛸 수 있고 거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1부 투어에 참가합니다. 남자부 PBA 1부 투어에는 현재 120여 명이 등록되어 있고, 2부 투어에도 25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당구 전문 텔레비전 채널이 생겨서 당구 애호가들은 집에서도 당구 경기를 관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출범한 PBA는 첫 시즌인 2019~2020년에 7개의 1부 대회와 10개의 2부 대회, 7개의 LPBA 대회를 소화했습니다. PBA 1부 투어는 총상금 25000만 원에 우승상금이 1억 원인 챔피언십 대회를 일곱차례 개최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32강을 초청하여 총상금 4억 원에 우승상금 3억 원이 걸린 파이널 대회를 펼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이 대회가 취소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PBA의 첫 시즌은 이렇게 마감되고 지난 7 6일에는 2020-2021년 시즌의 1부 개막전인 SK렌트카 챔피언십이 열렸는데 한국의 오성욱 선수가 베트남의 마민캄 선수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정성윤 선수를 이겨 우승컵과 상금 1억원을 받았습니다. 여자부에서는 김예은 선수가 영예의 우승을 차지하여 상금과 우승컵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출범 1년이 지나는 한국의 프로당구는 프로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미 많은 화제들을 낳고 있는데, 특히 외국인 선수들과 관련한 화제가 많았습니다. 현재 PBA 상금랭킹 31위 내에는 10여 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벨기에의 프레드릭 쿠드롱, 베트남의 마민캄, 그리스의 카시도 코스타스,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 터키의 비틀 위마즈,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등이 그들입니다. 이번 개막전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선수는 베트남의 마민캄이었는데, 쿠드롱과 마민캄의 8강전 경기는 눈을 뗄수 없는 역대급 명승부였습니다. 쿠드롱은 오랫동안 세계 당구무대를 주릅잡아온 명승부사로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랭킹 70위였던 마민캄이 쿠드롱을 5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잡아 돌풍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날 마민캄은 한 큐에 15점을 올려 한 세트를 15 0 완봉승으로 따내기도 했습니다. 이후 4강전에서 마민캄은 한국의 정성윤 선수에게 패함으로써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강적 쿠드롱을 꺽을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계를 지켜보던 베트남 국민들을 환호하게 만들었습니다.

베트남의 당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아지만, 베트남은 당구강국입니다. 베트남은 1997년에 베트남당구연맹을 창설하여 선수육성을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등록선수 100여 명에 대해 실력에 따라 월 수십만 원씩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수십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 결과 베트남은 당구강국인 한국과 대등한 신흥 당구강국이 되었습니다. 지금 베트남에는 2017년 포르투갈 월드컵당구대회에서 한국의 김행직 선수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응우엔, 2018년 호치민3쿠션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트란쿠엣치엔 등 당구스타들이 많으며, 최근에 베트남의 당구 유망주로 부상한 마민캄은 한국 당구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마민캄은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연습과 경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PBA 랭킹이 3위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한때 총부리를 마주했던 한국과 베트남이 가까운 나라가 되고 당구교류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PBA 경기에 북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날도 속히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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