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09.15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2021년에도 긴장은 가실 줄을 모릅니다. 긴장의 원인도 분명합니다. 군사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무력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일본, 대만 등이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회수가 매년 100회를 상회한다고 하니,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금년의 경우 9월 초 현재까지 400대가 넘는 중국의 군용기들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있으며, 군용기의 종류도 윈(·Y)-8 대잠초계기, -8 정찰기, WZ(無偵·우전)-7 신형 무인정찰기, (·J)-16 전투기, 쿵징(KJ)-500 조기경보기, H-6 폭격기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공중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해상 무력시위에 맞서 미국은 함정들이 해협을 통과하는 방법으로항행의 자유작전을 펼쳐왔으며, 이에 중국은 항모까지 출동시켜 맞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2019 11월에 이어 작년 말에도 항모 산둥함이 4척의 호위함을 거느리고 대만해협으로 항행했고, 대만은 6척의 군함과 8대의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켰습니다. 디젤 엔진으로 가동되는 산둥함은 최대 속도 31노트인 7만 톤급 항모이며 40여 대의 젠(J·)-15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어 대만해협 분쟁시 가장 먼저 투입될 전략무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1 2월에는 미 7함대 소속 루스벨트호 항모 전단이 바시해협을 통해 남중국해에 들어서자 중국은 전략폭격기와 전투기들을 접근시켜 항모 격침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해역에 루스벨트, 니미츠, 레이건 등 3개 항모전단을 투입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만이 유사시 중국 항모들을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대함미사일을 배치한 것 때문에 새로운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만 언론들은 지난 8 30일 대만군이 중국 푸젠(福建)성으로부터 불과 200km 거리인 대만 중부 타이중(台中) '항모 킬러'로 불리는 슝펑(雄風)-3 초음속 대함 미사일 실전 배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대만은 최대 방산 연구기관인 중산연구소를 통해 중국 위협을 억제하는 응징무기들을 개발해왔는데 슝펑 순항미사일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가장 먼저 개발된 슝펑-1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대함미사일 가브리엘을 벤치마킹한 사거리 40km 미사일로 1981년부터 배치되었고, 슝펑-2는 사거리 800~1000km 미사일로 공대지, 지대지, 함대함 등 여러 버전으로 개발되어 2000년대에 배치되었습니다. 가장 최신 버전인 슝펑-3은 전장6m, 무게 3, 속도 마하 2.5, 사거리 400km인 대형 순항미사일로 대함, 대지, 대레이더 공격을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2006년 이 미사일이 처음 선보였을 때 서방국가 중에서 최초로 실전 배치한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엄청난 양적 우세를 내세운 중국군이 침공하더라도 대만군이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대만의 대중국 전략은 중국군과 싸워서 본토를 수복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상당히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능력과 태세를 갖춤으로써 중국군을 억제하는최소억제 전략이며, 대만군이 이 목적에 부응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포착하는 페이브 포즈(AN/FPS-115) 조기경보 레이더, 강력한 대중(對中) 정보능력, ‘대만의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톈궁3 미사일로 구축된 방공 시스템, 요새화된 국토, 상륙할 곳이 많지 않은 산악지형 등이 대만이 가진 억제수단들이며, 특히 슝펑 미사일은 대표적인 방어무기이자 보복응징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대만은 이런 전략과 무기체계들을 보유한 상태에서한광(漢光) 훈련으로 불리는 야외기동훈련(FTX)과 지휘소연습(CPX)을 겸한 정기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 대만은 중국군의 침공시 전투기들이 군용 공항, 민간 공항, 고속도로 등에서 신속히 이륙하여 응징을 가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의 대만 관련 발언들은 매우 거칠어졌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무력시위가 빈번해지면서 대만 침공을 준비한다는 말도 나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만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며, 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서방국가들도 유사시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상태가 이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이예진,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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