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중국-인도 국경충돌과 중국의 팽창주의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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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간의 국경충돌이 부쩍 잦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15일 중국군과 인도군은 인도 잠무-카슈미르주 빵공(Pangong, 班公错) 호수 인근의 갈완계곡이라는 곳에서 쇠몽둥이와 돌을 사용하는 난투극을 벌여 양측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양국군은 9월 7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다시 충돌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양국군이 총격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2017년에도 중국, 인도 그리고 부탄의 국경선이 만나는 도크람(Doklam) 지역에서 두 달 동안 대치한 적이 있습니다. 이 사태는 2017년 6월 중국이 이 지역에서 도로를 건설하자 부탄이 항의하고 부탄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인도가 개입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양측이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배치하여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두 나라는 1950년대에는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총리가 뉴델리와 베이징을 교대로 방문할 정도로 우호적이었지만, 이후 잦은 국경충돌로 앙숙관계가 되었습니다. 1956년 중국이 티베트와 신장(新疆)을 연결하기 위해 분쟁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를 만들면서 양국 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고, 1959년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더욱 나빠져 결국 1962년에는 큰 국경전쟁을 치렀습니다. 1962년 전쟁에서 인도는 수천 명의 사상자와 수천 명의 포로를 발생시키면서 중국군에 참패했습니다. 양국은 1967년에도 네팔과 부탄 사이에 있는 인도 시킴 주에서 수백 명씩의 사상자를 내면서 격돌했으며, 1975년에는 인도군 4명이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에서 중국군의 매복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양국의 국경충돌은 잦아들었습니다. 양국은 1996년과 2005년 두 차례의 합의로 국경지대 최전방 2km이내에서는 상호 총기나 폭발물을 휴대하지 않기로 했고, 이후 사소한 국경충돌이 벌어졌을 때에도 총기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국경충돌로 45년만에 사상자가 나오고 총기가 발사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렇듯 최근에 다시 빈번해지는 인도-중국 간 국경충돌을 보면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팽창주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은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초기의 국경충돌도 비슷한 맥락에서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 국공(國共) 내전에서 승리한 후 전격적으로 티베트를 점령하고 중국의 일부로 선포했는데, 이때부터 중국은 티베트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외부의 개입을 막으려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1959년 티베트에서 대규모 반중(反中) 폭동이 일어나고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여 임시정부를 세운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것이 1962년 중국-인도 전쟁의 배경이었던 셈입니다.

최근에 다시 인도와의 국경분쟁이 잦아진 것도 인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면서중국의 대국굴기(大國崛起) 기조에 대항하고 있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대국굴기를 시도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서태평양에서의 미국 해군력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도전적인 군사전략인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구사하면서 공해인 남중국해의 90%를 중국의 영해로 주장하는 팽창주의 기조를 고수하여 주변국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으며, 기존의 해양질서를 고수하려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남태평양 국가들을 방문하여 미국 해군이 항구를 사용하게 허가해 주도록 협의한 사실, 지난 8월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 호주, 인도, 일본 간에 구성되는 ‘쿼드안보대화(QUAD Security Dialogue)’를 NATO와 유사한 다자안보기구로 격상하자고 제안한 사실, 인도가 이 제안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 등에 매우 민감해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도양과 서남아시아 맹주인 인도가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동참하여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내고 남중국해의 베트남 구역에서 베트남과 공동으로 석유탐사에 나선 사실 등에 대해서도 매우 못마땅해 했을 것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인도 간의 국경충돌을 우발적인 사고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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