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도산안창호함 취역
2021.09.29
얼마 전인 9월 15일 한국 해군이 잠수함에서 직접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시험에 성공했는데, 미사일은 도산안창호함이라는 잠수함에서 발사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잠수함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의 기술로 독자적으로 설계되고 건조된 첫 번째 3천 톤 급 잠수함(KSS-III)입니다. 지난 8월 1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취역식을 갖고 정식으로 해군에 인계되었는데, 취역식 행사에는 양용모 해군 잠수함사령관, 전용규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 등과 잠수함 승조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전용규 사업단장은 “잠수함을 운용한 지 불과 30년 만에 최고 수준의 3천 톤급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함으로써 방위산업 도약의 신호탄을 쏘았다”면서 도산안창호함의 취역을 축하했습니다.
도산안창호함은 길이 83.5m, 폭 9.6m의 중형 잠수함으로서 최대속도는 시속 20노트(37km)이며 50여 명의 승조원이 타게 되는데 여러 가지 자랑거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1,800톤급인 장보고-2(KSS-II)급 잠수함에 비해 크기도 늘어났고 고성능 국산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추어 잠항 기간이 크게 늘어나 스노클(snorkel)을 최소화하고 수 주 이상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뢰, 어뢰,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이 탑재되며 6개의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되는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적의 핵심표적을 타격하는 전략무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9월 15일 시험 발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발사된 SLBM은 사거리 500km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1단 미사일 현무-2B를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조만간 사거리 800km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미사일 현무-2C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도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군은 현무-3A(500km), 현무-3B(1,000km), 현무-3C(1,500km) 등의 지상발사용 순항미사일을 개발했고 현재는 사거리 3,000km의 현무-3D를 개발 중에 있는데 이들 순항미사일을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량하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의 핵심 성능인 은밀성과 정숙성에 있어서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향 무반응 코팅제, 탄성마운트 등 최신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하여 선체의 크기가 증가했음에도 음향 수준은 기존 잠수함과 유사합니다. 또한, 이 잠수함은 국방과학연구소 개발한 소나 체계와 국내에서 개발한 추진전동기와 충전발전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해군 당국과 조선 관계자들은 국산화율이 76%로 매우 높고 외국과의 기술협력 방식으로 국내에서 건조된 장보고-1급 및 장보고-2급 잠수함과 달리 한국이 거의 독자적으로 건조했다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잠수함은 높은 수압에 견디는 강한 선체 내에 다양한 정밀장비와 시스템을 탑재하고 승조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까지 확보해야 하는 첨단 무기입니다. 이런 조건을 갖춘 3천 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등 7개국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경우 수적으로는 많은 잠수함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130톤급 연어급, 300톤급 상어급, 1,800톤급 로미오급 등 노후한 소형 잠수함들이 대부분이며 2천 톤급인 신포급 잠수함은 한두 척 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SLBM 발사관들을 장착할 수 있는 4천 톤급 신형 잠수함 건조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도산안창호함 취역식에서 초대 함장에 임명된 김형준 해군대령은 “오늘을 위해 우리 승조원들은 교육훈련과 함께 핵심성능 확인 업무를 수행해왔으며 엄정한 시험평가를 거쳐 우수한 잠수함임을 증명했다”고 밝히면서 “도산안창호함을 반드시 싸워 이기는 21세기의 거북선으로 만들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제 남북 간 잠수함 경쟁은 본격화되었습니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경쟁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핵잠수함의 설계와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으며 한국군도 장보고-3(KSS-III)의 배치3 단계에서 4천 톤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남북 간에 핵추진 잠수함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이현주,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