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운(戰雲) 감도는 대만해협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10.20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대만 해협에 전운이 감돌았습니다.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이번에는 사상 최대 규모였고 거기에 대한 서방국들의 대응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번 긴장은 중국이 건국기념일인 10 1일 각종 군용기 38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투입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해온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정례적으로 무력시위를 벌려왔는데, 이번에는 전투기, 폭격기, 대잠기, 조기경보기 등을 대거 동원하여 공중 무력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이어서 10 4일에는 이보다 더 많은 56대의 군용기들이 타이완 남서쪽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이런 활동은 5일과 10일에도 이어졌습니다. 10 10일은 대만의 건국기념일인 쌍십절인데, 이날도 중국은 J-16 전투기, Y-8 대잠기 등을 보냈습니다. 이로써 10 1일에서 10일 사이에만 150여 대 그리고 금년 동안 총 600여 대의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유린한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대만은 전투기와 초계기를 긴급 발진시키고 방공 미사일로 중국 군용기들을 추적하는 등 부산한 대응을 해야 했으며, 대만 정부와 국민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대단했을 것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10 9, 시진핑 주석은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반드시 대만과의 통일을 실현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역사적 임무임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대만의 불안감을 더욱 지극했습니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공중 무력시위를 반복하는 동안 중국과 필리핀 사이 남중국해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의 항공모함 4척이 집결했는데, 미국의 니미츠급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칼빈슨함,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함, 일본의 이세함 등이 집결했고, 여기에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이 가세하여 총 6개 나라 해군 함정 17척이 대규모 항모전단을 꾸리고 대대적인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것입니다. 10 3일 로널드 레이건함에서는 F-18 전투기들이 이착륙을 반복했고, 퀸 엘리자베스함에서는 F-35 스텔기를 해병대용 수직이착륙기로 개조한 F-53B가 연신 갑판을 박차 올랐습니다. F-35의 공군형은 F-35A인데 현재 한국 공군도 40대를 도입하는 중입니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모는 350여미터 길이의 10만 톤 급 대형 항모로80여 대의 각종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헬기 등을 싣고 다닙니다.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함은 280미터 길이의 6만 톤 급 항모로서 F-35B와 헬기를 비롯한 4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합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세함은 길이 197미터의 18천 톤 급 경항모로서 10대의 헬기를 탑재하는데, 이날 이세함과 같은 크기의 경함모인 이즈모함은 시코쿠(四國) 인근 해상에서 F-35B 이착함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즉 일본이 가진 경항모들이 전투기를 탑재하여 작전을 펼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말싸움과 신경전도 전개되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 3일 중국에게 대만에 대한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미국의 대만방어 공약은 바위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도 거칠게 대응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결탁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과시한 것이며 중국군 훈련은 대만 공격에 필요한 준비라면서 무력행사 가능성을 위협했습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 (Global Times) 10 8일자 사설을 통해·대만 간 군사협력은 양안 간 전쟁을 촉발할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대만해협 상공을 떠도는 전운이 가실 날이 언제인지 현재로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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