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중국의 BTS 때리기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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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면서 공세적 대외정책을 취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한국의 보컬그룹 방탄소년단(BTS)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6년 한국 정부가 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배치를 수용하기로 한 이후부터 한국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한국에서 ‘사드 보복’ 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한국 때리기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사실 사드기지라는 것은 북한이 계속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핵무장을 하지 않은 한국과 한국에 주둔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들여온 방어무기인데, 중국이 이런 문제를 야기한 원인인 북핵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사드 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것입니다.

그랬던 중국이 이번에는 방탄소년단을 때리고 있습니다. ‘BTS’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은 한국의 청년들로 구성된 세계적인 7인조 보컬그룹으로 최근에 내놓은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크게 히트하면서 다시 미국의 빌보드 차트 1위를 탈환하여 전세계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BTS는 지난 10월 7일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행사에 참석하여 한미 우호증진에 공을 세운 한국인과 미국인에게 주는 밴플리트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인데, 이 자리에서 BTS의 리더가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희생된 분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이 전쟁에서 중국인이 큰 희생을 치루면서 미군을 막아주었는데, 왜 이를 무시하느냐”고 비난했고,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침략자였음에도 BTS가 미국의 입장에만 맞추어 발언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했으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관련 보도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에 주목한다”고 거들었습니다. 그러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또 다시 불매운동에 시달릴 것을 두려워하여 쇼핑몰과 소셜미디어에서 BTS 관련 게시물들을 삭제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여론몰이는 전 세계 네티즌들로부터 반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서방의 네티즌들과 외신들은 BTS가 미국에 와서 수상을 하고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한 덕담을 중국의 관영매체와 정부가 시비하고 나선 것은 지나쳤다고 꼬집었고, 세계 각국의 BTS 팬클럽 회원들은 중국의 지나친 여론몰이 행태를 나치에 비유하여 비난했습니다. 심지어, 중국내 BTS 팬들도 “중국이 BTS의 덕담 수준의 발언을 공격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중국인들을 대신하여 사과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중국의 ‘BTS 때리기’가 역풍을 맞자 환구시보는 BTS 비판 기사를 슬그머니 삭제해 버렸습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의 자국중심주의가 주변국들과 충돌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충돌들이 중국이 더욱 세계적인 나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지나친 애국주의적 여론몰이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을 위협하여, 결국 개방경제를 통해 성장한 중국이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는 일을 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또한, 중국이 자국민에게 6·25전쟁을 미군의 침략 전쟁으로 가르치는 것은 자유이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군의 희생’을 운운하면서 BTS를 공격하는 것은 중국의 지원약속을 등에 엎은 북한이 남한을 기습침략한 것이 6·25 전쟁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배운 한국 국민이나 세계인들에게 넌센스가 되고 맙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드 보복과 중국의 고압적인 자세에 염증을 느끼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대한 혐오감이 증가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 많은 한국인들을 중국과 거리두기를 원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경제학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기대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한중관계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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