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의 SLBM 개발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10.27

10 19일 북한이 금년들어 여덟 번째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금년동안 단거리 순항미사일, 변칙기동 탄도미사일, 중거리 순항미사일, 열차를 발사대로 이용한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미사일들을 발사했습니다. 이중에서 추적 및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변칙기동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미 군당국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10 19일 발사된 SLBM도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북한은 SLBM에 많은 공을 들여왔는데, 처음으로 SLBM을 선보인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그해 1 23일 신포 조선소 해안에서 수직발사관을 설치하여 SLBM 사출실험을 실시했고, 5 8일에는 신포급 잠수함에서북극성-1(미국명 KN-11)’ SLBM을 수중 사출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비스듬한 각도로 수면을 뚫고 나왔는데, 이는 수중 사출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에는 콜드론치(cold launch)와 핫론치(hot launch)라는 두 단계를 거치는데, 콜드론치는 압축가스로 미사일을 수면까지 쏘아 올리는 단계로써 이때 미사일은 당연히 수직으로 올라와야 합니다. 수면으로 올라온 미사일이 점화되어 목표 지점으로 날아가는 단계가 핫론치입니다. 신포급은 2천톤 급 잠수함으로써 1990년대 구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골프급 잠수함을 모방하여 건조한 잠수함으로 현재 한 척 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2016년초에도 신포 조선소에 발사대를 설치하여 지상에서 SLBM을 발사했고, 4 23일 신포급 잠수함으로 발사한 SLBM 30km만을 비행했지만, 일단 콜드론치와 핫론치가 모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기술 진전을 증명했습니다. 이어서 8 24일 신포급 잠수함에서 발사된 SLBM은 수직으로 수면을 통과하여 비행거리 500km를 기록했는데, 콜드론치와 핫론치를 모두 거쳐 일정한 거리를 비행했습니다. 이때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작전 반경이 긴 잠수함을 보유하면 SLBM으로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 TV와 조선중앙통신도 특별방송을 내보내면서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김정은 위원장도성공 중의 성공, 승리 중의 승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어서 2017 2 12일에는북극성-2’로 표시된 미사일을 평북 방현비행장 부근에서 이동발사대를 이용하여 발사했는데, 전문가들은북극성-1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고도 550km에 비행거리 500km를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2019 10 2일 북한은 바지선을 이용하여북극성-3(미국명 KN-26)’ SLBM을 고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910km의 고도와 450km의 비행거리를 기록했는데 전문가들은 정상각도 발사시 3200km의 사거리를 가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고는 2020 10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북극성-4을 그리고 2021 1월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북극성-5’ SLBM을 공개했고, 이어서 금년 10 19일에 크기가 훨씬 더 작아진신형 SLBM’을 발사한 것입니다.

10 19일에 발사된 신형 SLBM은 고도 60km에 비행거리 590km를 기록했는데, 북한 매체들은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변칙기동 SLBM라는 뜻입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변칙기동 지상발사용 탄도미사일인 KN-23 기능을 SLBM에 적용한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른 분석도 있었습니다. 신포급 잠수함으로는 큰 덩치의 북극성-5형을 발사하는 데에 무리가 있어서 소형 미사일을 택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SLBM을 향한 북한의 열정은 대단합니다. 지상시설이나 바지선을 이용하여 SLBM을 시험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아직도 플랫폼으로 사용할 잠수함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북한이 2019년에 건조 중이라고 밝히고 사진까지 공개한 3천톤 급 잠수함은 아직 진수되지 않았거나 진수 후 실전배치를 위한 점검과정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북한은 본격적인 핵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잠수함 건조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2021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핵추진 잠수함의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을 보면 SLBM을 운용하기 위한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매진하고 있음도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고첨단 무기체계인 핵추진 잠수함을 자체 건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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