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북한은 4월 2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포-16나’ 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를 1,000㎞ 이내로 국한했고 급격한 궤도 변경 비행 방식으로 속도와 고도를 제한했다고도 했습니다. 공중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 탄두는 1차 정점고도 101.1㎞와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하여 사거리 1,000㎞ 계선의 동해상 수역에 탄착했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또 하나의 위력적인 전략 공격 무기가 태어났다"면서 만족해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한국의 합참도 "4월 2일 오전 6시 53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으며 미사일은 10분 미만 동안 600여 km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확인해주었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공중에서 분리된 탄두부가 음속 5배(시속 6,120km) 이상의 속도로 변칙 비행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발사 이후 한국에서는 흥미로운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합참은 비행거리가 600km임에도 1,000km로 과장한 것으로 보이며, 1차 정점을 찍은 후 수평비행을 하다가 다시 상승하여 2차 정점을 찍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1차 정점 후 상승 비행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탄도탄 요격망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불규칙한 비행궤적을 택했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합참은 선회비행은 있었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중거리급 미사일이라면 고각 발사를 하더라도 최소 30분은 비행을 해야 하는데 낙하한 시점을 보면 10분 미만을 비행한 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즉 안전을 고려하여 속도와 비행거리를 조정했다는 북한의 발표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북·중·러 3국 간 군사공조 냄새가 묻어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이유는 미사일의 몸체와 탄두가 중국이 미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 2019년에 선보인 동풍(DF)-17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과 미사일의 탄착점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수역으로 사전에 러시아의 양해 하에 그쪽으로 발사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북한의 경제력이나 기술력을 감안할 때, 각종 미사일을 개발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한국의 전문가들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과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그로부터 8개월 후인 2021년 9월 말에 동풍-17과 흡사하게 생긴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화성포-8을 선보였습니다. 그때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와의 기술교류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현재 한국군은 2023년 7~8월 이후에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무기가 컨테이너 9천 개 분량이라고 추정하는데, 전문가들은 이 정도 분량을 152mm 포탄으로 계산하면 500백만 발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에서 고전 중이던 러시아군에게 이토록 많은 양의 포탄, 탄약, 미사일들을 제공한 북한에게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보답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이 낙후한 공군 전투기들을 개량과 대체하는 문제를 러시아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공개된 부분일 뿐이며, 이와 별개로 러시아가 암암리에 정찰위성, 탄도미사일 재진입, 핵추진전략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한 핵병기 기술들을 제공하는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입니다. 그래서 이번 ‘화성포-16나’ 형 미사일 발사를 보면서 이것이 북·중·러 3국 간 군사기술 공조의 결실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북한이 각종 핵무기들을 개발하여 전투 배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며, 그 과정에서 유엔안보리 결의들을 무시한 채 러시아 또는 중국과 무기거래나 기술제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북한은 금년에만 아홉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핵어뢰 ‘해일-5-23’, 신형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등 약 25발의 다양한 발사체들을 쏘았는데요.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쏟는 에너지를 한국의 자본력 및 기술과 결합하여 평화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하루아침에 북한 주민들의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