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촘촘하고 선명해진 대북 감시의 눈’, 한국의 두 번째 정찰위성이 발사된 4월 8일 한국 신문 기사의 제목이었습니다. 4월 8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이 위성을 싣고 날아올랐을 때 서울의 국방부에서 모니터를 지켜보던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 고위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습니다. 2분 28초 후 1단 추진체가 그리고 47초 후 위성 보호덮개가 분리되었으며, 9시 2분 정찰위성은 2단 추진체에서 분리돼 우주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오전 10시 57분에 해외지상국과 교신함으로써 발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작년 11월에 첫 정찰위성을 쏜 북한도 조만간 두 번째 위성을 쏠 것으로 보이고 한국군도 11월에 세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이어서 정찰위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인공위성은 목적에 따라 통신위성, 방송위성, 기상위성, 과학위성, 항해위성, 지구관측위성, 기술개발위성, 군사위성 등으로 구분되며, 궤도의 고도와 형태에 따라서는 저궤도 위성, 중궤도 위성, 정지궤도 위성, 고궤도 위성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현재 우주에는 30여 개 나라들이 쏘아올린 1만여 개의 위성들이 있습니다. 그중 약 1/3이 미국 위성이고 중국, 영국, 러시아, 일본 등이 1백 개 이상의 위성을 운용하는 우주강대국들이며, 20여 개 위성을 운영하는 한국도 주요 위성 보유국입니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우주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스페이스X가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4만 4천 개 군집위성을 발사할 계획이어서 위성 숫자는 조만간 수십만 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도 작년에 첫 정찰위성을 발사함으로써 경쟁에 뛰어든 셈입니다. 정찰위성이란 고도 160~2,000km 저궤도를 돌면서 지상을 관측하여 군사정보를 획득하는 군사위성입니다.
그런데 남과 북의 위성 개발에는 두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한국이 경제적·기술적 발전에 비례하여 민간용 위성으로 시작하여 군사위성까지 발전시키는 통상적인 코스를 밟은 것에 반해, 북한은 처음부터 군사용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한국은 1992년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했고 1999년 2, 3호를 그리고 이후에는 지구관측위성 아리랑, 민간 통신위성 무궁화 등을 발사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나로호(KSLV-I) 발사체를 개발한 후 2023년에는 국산 발사체 누리호로 인공위성을 발사했습니다. 그리고는 2023년 12월에 첫 번째 그리고 금년 4월 8일에 두 번째 군사용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입니다. 북한은 1998년 백두산 로켓으로 광명성 1호 위성을 발사했고 이 위성이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지구로 송출하고 있다고 했지만, 위성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09년 은하 2호 로켓으로 발사한 광명성 2호의 경우에도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지구궤도 진입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12년 광명성 3호를 실은 은하 3호 로켓은 2분여 만에 추락했습니다. 2023년에는 천리마1 로켓을 이용한 만리경 1호 위성을 세 차례 발사했지만, 마지막 것만 지구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만리경 1호는 진정한 의미의 정찰위성인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위성발사를 빙자하여 미사일 발사체 개발에 눈독을 들여왔음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북한과 같은 수준의 경제빈국 중 위성발사에 나선 나라는 북한 뿐입니다.
둘째, 남북간 정찰위성 경쟁이 본격화되었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이미 판정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카메라 해상도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북한이 2023년에 발사했다가 서해에 추락한 만리경 1호 잔해를 인양하여 조사했던 한국군은 군사적 가치와는 동떨어진 일본제 니콘 카메라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군의 첫 정찰위성은 해상도 50cm 수준의 EO/IR, 즉 광학 렌즈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하고 하루에 2회 한반도 상공을 선회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2차 정찰위성은 SAR 위성입니다. 즉 고기능 영상 레이더로 관측하기 때문에 악천후에도 수풀이나 위장막에 가려진 미사일, 탱크, 차량 등을 식별하며 경사궤도를 따라 한반도 상공을 하루에 4~6회 정도로 선회할 수 있습니다. 한국군은 ‘425프로젝트’를 통해 내년까지 3기의 SAR 정찰위성을 더 발사할 예정이며, 해상도도 세계 최고 수준인 30cm로 향상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군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 한 남북 간 정찰위성 경쟁은 이미 승부가 나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