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중국의 양회(兩會) 폐막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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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부터 개막된 중국의 양회(兩會)가 28일 폐막되었습니다. 양회란 매년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회의, 즉 정협(政協)과 전인대(全人代)를 말하는데, 금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연기되어 5월에 열린 것입니다. 정협은 중국공산당의 정책자문기구로서 민주주의 국가의 국정자문회의와 같은 것이며, 전인대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나 한국의 의회와 같은 기구입니다. 물론, 사회주의 독재 국가들에서 의회는 실권을 가진 기구가 아닙니다. 북한에서 노동당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면 최고인민회의가 추인을 하듯, 중국에서도 공산당이 정책을 결정합니다. 정책이 결정되면 정협을 통해 국민적 합의의 모습을 갖추고 전인대의 투표와 의결이라는 요식절차를 통해 결정한 정책들을 추인·공표하는 것입니다. 이번 양회에서 전인대는 중국에 반대하는 홍콩 주민들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홍콩보안법을 찬성 2,878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는데, 반대가 없는 이런 식의 의결은 정치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의 양회는 5천여 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경제성장률 목표를 비롯한 주요 정책 방향과 목표들을 국민과 세계에 선포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세계가 주목하는, 상징성이 큰 정치행사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양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여느때와는 달리 차분하고 자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금년에는 경제성장 둔화, 높은 실업율, 코로나바이러스 충격, 작년의 송환법 및 금년의 홍콩 보안법으로 인한 홍콩의 불안 사태, 양안(兩岸)관계의 긴장 고조, 최악을 치닫고 있는 미중관계 등으로 밝은 청사진을 제시할 여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현재 미중관계는 매우 심각합니다. 현재 중국은 '강군굴기'를 외치면서 핵무기, 극초음속무기, 스텔스 무기, 우주무기 등 모든 첨단무기 분야에서 미국과의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경제, 산업, 정보, 가술 등 모든 비군사 측면에서도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한 중국 견제’ 차원을 넘어 중국과의 ‘대결별(Great Decoupling)’과 신봉쇄정책(New Containment)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HUAWEI)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중국 진출 미국 기업들의 탈(脫)중국 또는 본국회귀(reshoring), 새로운 반중(反中) 경제블럭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 등 강력한 반격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5월 22일 전인대에서 리커창 총리가 정부공작 보고를 했는데, 보고 시간도 1시간으로 가장 짧았으며, 사상 최초로 올해 GDP 성장율 목표치를 비롯한 거시경제 목표치들을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리커창 총리는 주민의 취업, 민생경제 및 시장 주체의 안정, 식량 에너지 확보, 산업 공급사슬의 유지,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 등을 강조했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성장과 발전’보다는 ‘유지와 안정’을 강조한 보고였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2018년도와 2019년도에 6.6%와 6.1%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금년에는 전문가들이 2% 정도의 성장만을 예고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실업률도 심각합니다. 2019년 동안 중국은 노동가능 인구 9억명 중에서 7억 8천만명이 취업하여 12%의 실업율을 기록했는데, 금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실업율이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취업인구 중에서도 2억 9천만명이 농민공이라는 사실도 취업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득 불균등도 심각한 편입니다. 중국 인구 중 월소득 1천 위안(17만 원) 이하가 6억 명에 달하여 전체 인구의 13%가 소득의 8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조 6천억 위안의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민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정도로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주변국들은 물론 국제사회는 중국이 안정 속에 번영하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로 성장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보다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사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면서 팽창주의 기조를 고수해왔습니다. 이런 행보에 대해 국제사회의 견제가 심해지고 고속 경제성장 시대가 마감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에도 중국이 기존의 기조를 고수한다면 세계 경제와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주변국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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