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화성-18형 ICBM 발사 후

김태우-전 통일연구원장
2023.07.19
[김태우] 화성-18형 ICBM 발사 후 지난달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국 해군의 원자력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7 12일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쏘았습니다. 이로써 금년 들어와 총 18회에 걸쳐 34기의 미사일을 쏜 것인데 화성-18형 발사는 지난 4 13일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7 13일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영상을 보여주면서 미사일 발사 성공을 선전했으며, 고각으로 발사되어 74 51초 동안 최대 정점고도 6 648.4㎞와 비행거리 1,001.2㎞를 기록하고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 주장대로라면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1 5000㎞ 이상 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에게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발사 전후의 맥락을 보면 북한이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상 북한이 대형 미사일을 발사할 때에는 기술적 동기도 있고 정치적 동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즉 기술검증을 위해 발사할 수도 있고, 내부결속을 위한 정치적 동기나 무력시위 동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미사일들의 추력과 엔진성능 등을 추적해온 전문가들은 지난 4월 화성-18형을 발사했을 때 정점고도 3 km에 비행거리 1 km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동일한 엔진으로 더 높은 고도를 기록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모의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미 견제용 또는 위협용으로 사거리를 과시하려 했지만, 실제 탄두를 장착했다면 그만큼 날아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위협을 느낄지는 의문이며 오히려 북한이 위협을 느껴야 할 이유가 많다는 반응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발사를 전후하여 일어난 일들을 보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7 10일 북한 국방성은 미군 정찰기가 동·서해 상공을 비행하면서 북한영공을 수십 ㎞나 침범하는 도발적인 정탐행위를 벌였다면서 격추할 수도 있다며 발끈했습니다. 물론, 미군 정찰기는 60~70km 거리에서도 사람 얼굴을 식별할 정도의 능력을 가졌는데 북한 영공침범이란 당치 않는 말입니다. 앞서 7월 초에는 부산에 입항한 핵전략잠수함 미시건함에서 한미군 특수전 수뇌부가 만나 연합특수전을 협의했는데, 미군의 특수전이란 주로 요인암살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일본 가고시마현의 가노아 공군기지에하늘의 암살자로 알려진 MQ-9 리퍼 무인기 대대를 주둔시켰으며, 6월 중순부터는 태평양공군사령부의 B-52H 전략폭격기 8대를 괌에 전진 배치시켜 인도네시아, 일본 등과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628일 실시된 미일 연합훈련은 B-52H 폭격기, F-35A 전투기, KC-135 공중급유기, F-15 전투기 등 다수의 군용기들이 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습니다. 미군의 이런 분주한 모습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가시화된 이후 나온 현상이며, 북한은 화성-18형 발사로 미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고자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성-18형 발사 이후 미국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미국은 여러 대의 B-52H 폭격기를 괌에 추가 배치하고 B-1B 랜서 전략폭격기 2대도 일본의 미사와 공군기지에 전개시켰는데, 알래스카에 전개된 B-52H까지 합치면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20대에 가까운 대형 전략폭격기들을 배치한 것입니다. 이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타격력이 결집된 것은 드문 현상입니다. B-52H는 최대 31톤의 핵폭탄을 싣고 6 400㎞를 날아가 폭격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이며, B-1B 랜서는 61톤의 무장을 싣고 마하 1.2 속도로 두 시간이면 괌에서 한반도로 날아올 수 있습니다. 이들 폭격기들은 히로시마 원폭의 열 배가 넘는 200kt급 순항핵미사일, 수십 미터 땅속을 뚫고 들어가 북한의 지하지휘소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GBU-57) 등을 운용하는데 이 폭격기들이 작전을 한다면 한국, 일본, , 알래스카 등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수백기의 전투기, 정찰기, 전자전기, 핵전쟁지휘기들도 움직일 것이며 이들의 위력을 아는 북한군 간부들이라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2022 10월 핵태세검토서(NPR)를 통해북 정권이 핵을 사용하고 살아남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선언한 이래 국방전략서(NDS), 2022 11월 제54차 한미 국방장관회담, 2023 2월 한미 확대억제운용연습, 4월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핵을 사용하면 북한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런 응징태세를 보면서 미사일을 쏜 북한이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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