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2024년 8월을 보내며

김태우-전 통일연구원장
2024.08.28
[김태우]  2024년 8월을 보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폭염 속에 천막으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지내는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유난히도 더웠던 8월입니다. 입추와 처서가 지났음에도 한반도는 여전히 찜통입니다. 8월에도 세계와 한반도에서 많은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동유럽과 중동에서는 죽고 죽이는 전쟁과 군사작전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카타르에서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하마스 및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군사 충돌은 진행형입니다. 동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8 11일부터 러시아의 동남부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하여 서울 면적의 두 배인 약 1,200km²의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022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내에서만 전쟁을 벌였던 러시아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812, 17일 동안 열렸던 제33회 올림픽이 성공리에 폐막했는데 메달 경쟁에서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이 1,2,3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8위를 차지하여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과시했고, 북한은 16명이라는 소규모 선수단을 파견하여 68위를 기록했습니다.

 

중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7 28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인 애드문도 콘잘레스가 월등히 앞섰지만 정부가 현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되었다고 발표했고, 이에 개표부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면서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2일에는 미국 시카고에서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어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인데, 해리스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북한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 15일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는 폴란드 군의 국군의 날 열병식이 열렸는데 한국산 무기의 전시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폴란드는 19208 12일에서 25일 사이 유럽으로 진격하는 러시아 볼셰비키 군을 물리친 바르샤바 전투를 기념하여 8 15일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는데, 이날 열병식에서는 한국산 FA-50 경공격기들이 하늘을 누비는 가운데 한국산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한국의 기술과 부품으로 만들어진 크랩 자주곡사포 등이 줄지어 행진했습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위기를 느껴 급속히 군사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10만의 병력을 20만으로 늘렸고 한국산 전차,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으로 3개의 기동사단을 증설했습니다. 국방비도 종전의 GDP 2%에서 올해 3%로 올렸고 곧이어 4% 수준까지 늘린다고 합니다. 현재 폴란드는 K2 전차 980, K9 자주포 670, FA-50 경공격기 48대 등과 지원 장비를 합쳐 약 40조 원, 299 1,990만 달러가량의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계약한 상태입니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한국은 방산 수출국의 위상을 크게 높였습니다.

 

8월 동안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많은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8 15일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거행되었고, 18일에는 작년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하여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3국 간 협력이 불가결하다는 내용의 3국 정상 공동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8 19일부터는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었는데, 올해에는 야외 실기동 훈련이 대폭 확대되고 북한의 핵 공격 상황도 상정하여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한국과 미국이 북침 연습을 한다고 선전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북한에서 탈출하여 한국에 살고 있는 34천 명의 탈북민들은 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세계와의 교역과 협력을 통해 번영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에 와보니 한국이 북침 전쟁을 준비한다고 것이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지를 알겠다고 증언합니다.

 

북한에서는 큰 홍수가 있었습니다. 7 25일부터 29일까지 압록강 유역에서 일어난 홍수로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신의주와 의주 지역에 피해가 컸습니다. 북한 당국은 1 5,4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사망자도 최대 1,5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거부했고 나중에는 러시아로부터는 15만 톤의 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8 15일에는 수해 지역의 어린이, 연로자, 병약자 등 1 3천 명을 평양으로 데려와서 숙식을 제공하면서 위로 행사를 가졌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고 통치자의 애민사상을 선전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홍수로 압록강 일대 철책선과 수만 발의 지뢰가 유실되자 대량 탈북 사태가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여 수해 피해 자녀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유난히도 더웠던 금년 8월 동안에도 세계와 한반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만, 많은 한국 국민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에는 서로 도울 수 있는 남북 관계가 되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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