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 도발에 대해 대응 강도를 높이는 한·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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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력시위가 10월 내내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한, 미, 일 해군 훈련을 시비하여 9월 하순부터 10월 말까지 무려 10 차례에 걸쳐 17개의 미사일들을 쏘았습니다. 10월 8일과 13일에는 전투기들을 동원하여 시위 비행을 했고 2018년 9.19 군사합의에서 해상 완충 구역으로 정한 해역에 수차례에 걸쳐 포사격을 했으며 10월 24일에는 대형 상선 한 척이 고의적으로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가 한국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하기도 했습니다.

10월 28일에 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고도 24km, 속도 마하 5 비행거리 230km 등을 기록했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군의 사드 방어 체계로 요격하기에는 고도가 너무 낮고 한국군의 PAC-2 체계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로 발사하여 한 미군의 방어체계를 돌파하는 능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신문에 재미있는 분석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10월 8일 150대의 전투기로 항공 훈련을 했다는 주장이 상당히 과장되었다는 것입니다. 통계상으로는 북한이 8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대부분 40~50년이 넘은 구식이며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그29조차 도입한 지 30년이 넘는 기종입니다.

언론들은 북한이 어떻게 항공유를 구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북한의 원유 도입은 385만 배럴로 한국이 도입한 9억 6천 15만 배럴의 25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북한의 8개월 치 원유 소비량이 한국의 하루 소비량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유류 사정 하에서 150대의 전투기를 띄웠다는 것이 사실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독일의 사진 분석 전문가인 토스튼 백 박사가 북한이 전투기 숫자가 실제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사진을 조작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미, 일 3국의 대응 강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10월 27일 국방 전략서, 핵태세 검토서, 미사일 방어 검토서 등 세 가지 국가 전략서들을 한꺼번에 공개했는데 모두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위험스러운 행보를 견제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었습니다. 국방 전략서는 러시아를 당면 위협으로 그리고 중국을 가장 포괄적이고 심각한 도전 세력으로 정의했으며, 북한과 이란을 테러 세력들과 함께 생존하는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핵태세 검토서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으며 북한과 중국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 호주 등과 4자 안보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움직임들은 이 전략서가 보여준 미국의 안보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도발과 함께 한, 미, 일 3국 간 안보 협의가 부쩍 잦아지는 가운데 미국은 지난 10월 18일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함’을 요코스카항에 입항시켰습니다. 이 잠수함은 3월부터 미 본토 기지에서 괌 기지로 전진 배치되었는데 탑재한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 3,100 km로 북한 전역의 핵 및 미사일 기지 지휘부 등을 수 미터 이내 오차로 정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의 B-1B 랜서 전략 폭격기 4대가 전진 배치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10월 31일부터는 대규모 한미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2015년부터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해 왔고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위기가 고조되었던 2017년에는 대규모로 이 훈련을 실시했었죠. 그 이후 코로나 사태 등으로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5년 만에 다시 이 연합 공군 훈련을 재개한 것입니다.

이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F-15와 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미군의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호주 공군의 KC 30대의 공중급유기 등 무려 240여 대의 군용기가 대거 참가하여 북한 내 700여 곳의 가상 목표를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앞으로도 한국, 일본, 호주,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더 많은 연합훈련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10월 한 달을 미사일 발사 위협 비행 북방한계선 침범 포격 등으로 보낸 북한이 앞으로도 얼마나 더 긴장을 고조시킬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는 데 비례하여 한미 일의 대응 강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