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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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요즘 한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 미국에게 연말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대안을 가지고 나오라고 말해왔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으름장도 놓았습니다. 북한의 관리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쇄, 대륙간탄도탄 발사 중단, 핵실험 중단 등 중대한 선제조치들을 취했으니, 이제 미국이 여기에 화답하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ICBM을 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응은 전혀 녹록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그 중대 조치들이라는 것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좀 더 확실하게 핵을 포기한다는 그림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자세에 대해 북한도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80여 명의 북한군 수뇌부와 함께 자위적 국방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의 모든 군사전략과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이며, 특히 핵전략과 핵정책을 관장하는 기구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곧 있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지 않았으므로 다시 핵무력을 증강하는 쪽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이런 강경 움직임을 개의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미국은 오히려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최첨단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보내 북한의 동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11월 말에 U-2S ‘드래건 레이디’와 EP-3E 정찰기를 보내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는데, 12월 21일에는 E-8C 정찰기를 그리고 23일에는 미 공군의 주력 정찰기인 RC-135W 리벳 조인트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보냈습니다. E-8C 정찰기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 야전군의 움직임,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등 지상 병력과 장비들의 동태를 정밀 감시하는 비행기이며, 리벳 조인트기는 지상에서 발산되는 통신신호들을 포착하는 정찰기입니다. 즉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원격 계측장비들을 사용하면 거기에서 나오는 신호들을 포착하여 탄두의 궤적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에는 리벳 조인트기가 상대국 대공장비들의 신호와 주파수를 확인하면 뒤를 이어 전자전기들이 들어가 전자공격을 통해 대공장비들을 무력화시키고, 이어서 전폭기들이 들어가 대공장비들을 파괴합니다. 즉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감시정찰 장비들입니다.

이렇듯 지상의 동태를 살피는 정찰기와 통신감청을 전문으로 하는 정찰기가 짝을 이루어 지금 북한 전역을 감시하고 있는 양상인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은 괌 앤더슨 기지에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편대를 대기시켜 놓고 있으며, 지난 12월 22일에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 특수전사령부가 북한군 기지를 습격하여 요인을 생포하여 제거하는 훈련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요컨대, 지금 미국은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기보다는 오히려 대북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지금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놓을 크리스마스 선물이 결코 평화적인 것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이 장거리 비행체를 발사하거나 대륙간탄도탄(ICBM) 또는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발사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성탄절, 즉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 인류의 절반 이상이 기념하고 즐기는 세계적인 축제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 카드, 선물, 산타클로스, 콘서트, 파티 등 예수의 탄신을 축하하는 온통 신나고 아름다운 것들만을 연상하면서 보내는 세계인의 축제인 것입니다. 서울의 거리에도 이미 곳곳에서 성탄절 캐럴이 울려 퍼지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고 있으며, 젊은 연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느라고 분주합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만큼 큰 축제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축제 기간에 북한이 핵무력 강화를 선포하거나 화성15호나 북극성3호 미사일을 발사하여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크리스마스 선물 치고는 매우 씁쓸한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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