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2023년 한반도 안보 이슈

김태우-전 통일연구원장
2023.12.27
[김태우]  2023년 한반도 안보 이슈 북한이 지난 11월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지난 시간에는 2023년 한해 동안 지구촌을 흔든 10대 세계 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한반도와 관련한 주요 안보 이슈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주요 안보 이슈로는 북핵 위협의 가중, 한국 핵무장 여론의 비등, 북한의 핵발사 잠수함 진수, 한미동맹 강화와 워싱턴 선언, 한일관계 정상화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남북 정찰위성 경쟁, 9·19 군사합의 파기, ·러 무기 거래와 군사기술 공조, K-방산의 도약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핵 위협의 가중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것이지만, 2023년은 북한이 2021 1월 제8차 당대회 때 공언했던 5대 전략무기 개발 목표와 2022 12월 노동당 제8기 제6차 중앙위전원회의가 제시한국방력 강화 4대 목표를 향한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던 한해였습니다. 북한은 제8차 당대회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탄, 다탄두(MIRV) 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그리고 정찰위성을 5대 전략무기로 제시했고 제6차 중앙위전원회의에서는 핵무기에 공세적 사명을 부여하는 것, 신속한 핵 반격 능력을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 대남 전술핵 운용 체제,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 등을 4대 목표로 천명했습니다. 북한은 9월에전술핵 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김군옥 영웅함을 진수했고 11월에는 군사용 정찰위성을 발사했으며 12월에는 고체연료 ICBM을 쏘았습니다.

 

북한은 올해 31회에 걸쳐 총 56기 내외의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북한의 이런 핵무력 과시 때문에 한국의 핵무장 지지 여론이 70%를 넘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남녀노소와 지역을 막론하고 핵무장에 대해 전국적으로 높은 지지도가 고르게 나왔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의미했습니다. 전 국민이 북핵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2023 4월의워싱턴 선언은 핵우산을 또는 확장 억제력을 강화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이 선언을 계기로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빈번하게 한국에 전개되었고, 12월 핵 협의 그룹 회의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에 북핵 대응도 포함해 통합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최초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었던 2023 8월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통해서는 3국이 정상회담 정례화, ·미사일 위협 대응 정보 및 경보 공유, 해상 미사일 훈련과 대잠수함 훈련을 위시한 3국 합동훈련 등에 합의했는데, 12 18일 북한이 화성 18 ICBM을 발사했을 때 한미일 3국은 미사일의 비행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체제를 작동시켰습니다.

 

11 21일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도 중대한 안보 이슈였습니다. 그 직후 한국도 최초의 군사 정찰용 광학 위성을 발사했고, 한국이 2025년부터 1기의 광학 위성과 4기의 레이더(SAR) 위성을 운용하는 ‘425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찰위성 경쟁에서 한국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러시아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한 것 같습니다. 즉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재래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군사기술을 제공받는 상황이 대두되면서 이것이 북핵의 고도화나 정찰위성 첨단화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가 한반도 안보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한 것입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이후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하고 긴장 국면을 조성한 것도 중대한 안보 사건이었습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안보리결의 1874호와 2087호를 무시한 행동이었고,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의 일체의 적대행위 중단에 약속한 2018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지만, 북한은 유엔의 권능을 아예 무시했고 자신들이 9.19 합의를 수천 번이나 위반한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습니다. 그리고는 한국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군사 장비들을 군사분계선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협박했으며, 군사 합의에 의해 철거되었던 휴전선 감시초소들을 복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가운데서 한국이 FA-50 경공격기, 레드백 장갑차,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천궁-2 대공미사일 등을 앞세워 세계 9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K-방산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4년의 한반도 안보도 불투명하고 불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핵 고도화는 계속될 것이고, ·러의 북핵 비호도 이어질 것이며, ·러의 빈번한 한·일 방공식별구역 침범, 자원 무기화를 통한 주변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괴롭힘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한국의 전문가들은자강(自彊)과 동맹이라는 안보 정론을 다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동맹 및 자유민주주의 우방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국민은 북한이 핵 위협을 가중할수록 한미일 3국의 대응도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한반도 안보를 악화시키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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