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지도부의 무례함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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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에서는 9월 남북정상회담 시 북한 간부가 한 무례한 언행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조평통위원장은 남한경제인들과 함께 한 만찬 자리에서 한 일도 없이 국수가 목으로 넘어가느냐 핀잔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단어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북한 간부가 남한경제인들에게 도를 넘은 무례를 범했다는 것은 사실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시 무례한 태도는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남한의 대통령을 환영한다면서 공항과 연도에서 남한 국기는 띄우지 않고 북한 국기만 띄운 것도 도를 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오히려 남한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자기들은 남한을 성의껏 환대해주었는데 가지고 온 선물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 불만이 남한경제인들에게 쏟아진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북한지도부의 무지를 보여줄 뿐 남북관계 개선이나 대북투자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남한의 대기업은 북한에 대한 투자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북한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 투자하거나 경제적 관계를 맺는 기업은 경영을 할 수 없습니다. 북한과 거래를 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대금결제, 상품수출, 상품수입이 모두 막히게 되고 결국 기업은 파산하고 맙니다. 삼성, 현대, SK, LG같은 기업은 세계를 대상으로 생산과 판매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북한이 원해도 대북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대북제재가 없다 해도 북한에 투자하는 데 대해 회의적입니다. 2000년대 북한에 대한 투자가 가능했던 시절에도 남한의 대기업은 북한에 공장을 짓지 않았습니다. 투자가 가능하려면 도로, 항만 같은 기반시설도 갖춰져야 하고 전기도 있어야 합니다. 또한 경제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초보적인 상식조차 없다 보니 1990년대 후반 처음으로 남포에 투자했던 대우그룹이 도저히 북한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빈손으로 철수했습니다. 통일교에서 운영하던 자동차공장도 기업 활동을 지속할 수 없어 북한에 넘기고 철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남한 기업들에게 돈만 대라는 식의 관행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설사 대북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대북투자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기업인들에게 북한에 대한 투자나 관심을 부탁해도 부족한데 오히려 북한관계자가 핀잔을 준 것은 북한의 현실감각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의 이와 같은 무례는 남한을 북한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도자의 말이라면 온 나라가 절대 복종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운명을 당이 좌지우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 간부의 권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이런 형편에서 북한간부들의 눈에는 남한의 경제인들이 자기들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북한경제일꾼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가 아닙니다. 기업인도 정치인 못지않은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시민들의 목소리도 힘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을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많이 싸늘해졌습니다.

사실 남에게 큰소리를 치면서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은 열등감의 표현입니다. 북한간부들은 북한이 핵 대국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경제적 낙후성으로 인한 열등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열등감을 욕하고 비난하는 방법으로 풀고 있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감을 찾는 것입니다. 북한지도부가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결심하면 자신감을 찾게 될 것이고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말밥에 오르는 일도 없게 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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