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웅장화려한 건설의 뒷면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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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양강도 혜산시 혜흥동 민박집에서 자던 손님 3명과 집주인 부부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손님들은 삼지연지구 건설을 하고 있는 돌격대에서 몇 달간 고생하다 기한이 만료되어 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최근 연간 북한은 나라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건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창전거리, 미래과학자 거리, 여명거리 등을 일떠 세운데 이어 최근에는 삼지연지구 건설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현대적으로 일떠선 거리와 건물들을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상징’, ‘만리마 시대의 자랑찬 창조물’ 이라고 선전하며 세상에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건설을 위해 바친 주민들의 고생과 희생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국가재정이 거의 말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다 대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지도부는 기관 기업소들에 건설대상을 떠맡기고 부족한 자재와 자금을 자력갱생의 방법으로 해결해서 언제까지 건설을 끝내라고 명령합니다. 간부들은 건설을 제때에 끝내지 않으면 자리를 내놓아야 하니까 산하 부처들에 필요한 돈을 할당합니다. 간부들은 할당된 몫을 또 아랫 단위에 떠맡깁니다. 결국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외화벌이에 동원된 사람들과 주민들이 부담하게 됩니다.

건설에 필요한 인력을 마련하는 것은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더 쉽습니다. 건설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재료비이고 다음이 인력비입니다. 발전된 나라에서는 건설을 거의 기계로 하기 때문에 인력비가 많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건설을 전적으로 인력에 의거해서 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인건비가 50% 넘게 듭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인건비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건설 인력을 군인과 돌격대로 보장합니다. 북한에는 100만이 넘는 군대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군인은 싸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는 노동력입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1970년대에 조직된 속도전청년돌격대, 1980년에 조직된 당원돌격대, 선전선동부가 조직한 6.18돌격대 최근 삼지연지구건설을 다그치기 위해 조직된 2.16돌격대 등 많은 돌격대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돌격대는 북한에서 힘든 일을 맡아 하는 준군사조직의 성격을 띤 노력부대입니다. 군인들은 물론, 돌격대도 월급이 없습니다. 돌격대는 상설 조직이지만 노동 강도는 높고 생활환경은 열악합니다. 임시숙소여서 난방도 잘 되지 않는 추운 곳에서 새우잠을 자야 하고 공급되는 식사는 매우 적어 늘 배고픕니다. 그러다 보니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직장들에 인원 할당량을 정해주고 무조건 보장하게 하는 방법으로 돌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순서와 기한을 정해놓고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돌아가면서 강제적 방법으로 돌격대에 가서 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돌격대 동원은 집에도 부담입니다. 열악한 생활조건에서 병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기한을 채우고 돌아오게 하려면 돈을 보태주어야 합니다. 이번 사고가 보여주는 것처럼 기한이 다 되어 돌아가는 것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교통이 열악한 북한에서 삼지연 공사장에서 혜산까지 나가는 것도 쉽지 않고 혜산에서 고향으로 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번 사고를 당한 사람들도 기차표를 제때에 떼지 못해 민박집에 머무르다 사고를 당했을 것입니다. 양강도 삼지연까지 와서 몇 달씩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갖은 고생을 다 이겨내며 기한을 채웠는데 돌아가는 길에 사망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돌격대에 간 남편과 자식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또 얼마나 기가 막히겠습니까?

북한에서 돌격대가 해체되지 않는 한 이러한 비극은 계속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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