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군의 문제

김현아·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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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 중대 정치지도원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북한은 북미회담에서 핵 폐기 조건의 하나로 체제안전을 담보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이 한미군사훈련 대신 단독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변함없이 동기 하기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군 무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요즘 남한에 많이 유행되고 있는 ‘내로남불’ 즉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란 말은 북한을 두고 하는 말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5년 만에 다시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대회를 소집하면서 이 대회가 “혁명무력의 최정예화, 강군화를 가속화하고 전군의 장병들을 전투력강화에로 다시 한 번 총궐기, 총동원시키는 획기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대회라고 강조했습니다. 멋있는 말로 치장했지만 사실 북한에서 군대의 전투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어 그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대회를 소집한 것입니다.

현재 북한군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병사들은 10여 년씩 군복무를 하고 있지만 군인들은 정치적으로 해이해져 있고 군사적으로도 준비가 미숙합니다. 우선 군인들의 정치적 준비상태가 이전 같지 않습니다. 군인들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군복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잃지 않고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자식들을 편한 곳에서 군사복무를 시키기 위해 간부들은 권력을 동원하고 돈 있는 사람들은 뇌물을 고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렵고 힘든 부문에는 힘없는 가정의 자식들만 가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치자’는 입으로 외치는 구호일 뿐입니다.

인민군대는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유가 부족하여 비행기, 탱크, 장갑차는 거의 세워두고 있고 동기훈련을 한다고 하지만 형식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에게 식량과 부식물을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해 고난의 행군시기보다는 줄었지만 아직도 영양실조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이 제대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는 현상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부모들은 매달 혹은 1년에 몇 번 정기적으로 군대에 간 자식들에게 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외식비를 보내주어야 자식이 굶지 않고 건강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군관들의 생활도 매우 어렵습니다. 이번에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회의에서 병사들의 생활을 따뜻이 돌봐주지 못하고 훈련을 실속 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들을 비판했다고 하지만 군관들에 대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차례지는 공급물자를 떼어내거나 뇌물을 받지 않으면 군관들의 생계 자체가 문제로 되는 것이 북한군의 실상입니다.

북한군의 군력이 약화되는 중요 원인은 군에 대한 공급이 부족한데 있습니다. 북한은 국민총생산대비 국방비 지출에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군대가 너무 많아 필요한 경비를 최소수준에서도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고사령관은 이러한 실정을 전혀 모릅니다. 현지지도가 예상되면 상부에서 후방물자를 가득 싣고 와서 부대창고에 빼곡히 채워 놓습니다. 그리고 한 끼 식사를 푸짐히 만들어 진열합니다. 그러나 현지지도가 끝나면 그 물자를 모두 차에 싣고 갑니다. 다시 부대창고는 텅텅 비고 군인들의 밥상에는 옥수수밥과 염장무만 남습니다. 김정일 정권 때부터 내려오는 이러한 관행이 오늘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실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대장 정치지도원대회에서도 군 공급을 개선하겠다는 언급은 없고 자체로 중대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라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중대장 정치지도원들에게 ‘병사를 믿고 의지하여 모든 군사 사업을 해나가며’ ‘중대를 사랑과 정이 흘러넘치는 군인들의 정든 고향집’으로 만들라고 했습니다. 북한군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회를 열 것이 아니라 군 규모를 줄여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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