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쿠바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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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바당국의 정치범석방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3일 쿠바에서 처음 풀려난 정치범 7명이 스페인에 도착한데 이어 22일 3명이 추가로 더 도착했습니다. 스페인 외무장관은 21일 스페인 의회 연설 뒤 질의시간에 쿠바당국이 추방을 거부한 정치범을 포함하여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히며 "쿠바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쿠바정부가 정치범 석방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범들이 인권신장을 요구해서 죽음을 불사한 단식투쟁을 벌인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단식과정에 한 사람이 희생되었지만 굴하지 않고 다른 정치범들이 단식을 이어갔습니다. 쿠바의 카돌릭 교회는 정치범석방을 위한 적극적인 교섭을 벌였고 쿠바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스페인정부도 쿠바정부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번 석방조치에는 반체제인사들을 조건 없이 석방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비난을 일소하고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냄으로서 침체에 빠진 국가 경제를 회복하려는 쿠바정부의 의지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90년대에 사회주의 나라들이 개혁개방정책에로 이행한 후 북한은 쿠바를 유일한 사회주의동맹국으로 간주했습니다. 미국의 코앞에서 사회주의 기치를 고수하고 있는 쿠바는 사회주의 이념이 결코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주요 논거의 하나로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서 쿠바는 북한 같은 사회주의는 아닙니다. 물론 쿠바정부도 주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있어 비민주주의 국가에 속하였고 국제사회에서 상식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비정상적인 국가로 비난받았습니다. 그러나 쿠바에는 가톨릭교회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고 인터넷의 자유도 있습니다. 외국의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외국영화도 마음대로 볼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큰 제한 없이 쿠바에 드나들 수 있으며 쿠바주민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외국에 나가는 것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종교를 믿으려면 정치범수용소로 갈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국가입니다. 주민들은 국가가 지정해 준 외의 다른 나라영화를 볼 수 없고 노래도 부를 수 없습니다. 북한정부는 외부정보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주파수 통제는 물론 최근에는 mp3 cd 컴퓨터 등 모든 전자기기에 대한 집중검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에 2중3중의 경계망을 펴고 감시와 통제를 하고 있고 외국과의 전화사용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구금 등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의 고위급간부들도 연이어 처형되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오스벤찜(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알려져 있는 북한의 관리소에는 지금도 20여만 명의 죄없는 주민들이 구금되어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EU는 쿠바의 인권상황을 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내세워왔고 미국도 제재조치철폐의 주요한 조건으로 정치범문제를 들어왔습니다. 이번 쿠바의 정치범 석방을 계기로 27개 EU 회원국들과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을 통한 정상국가로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하며 주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마지막 사회주의 동맹국마저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선언하고 나선 오늘, 북한정부도 북한의 상황을 돌이켜보아야 하며 쿠바처럼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