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국전력공사가 부자 나라인 아랍에미리트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이번 계약은 아랍에미리트국가에 1천400MW급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4기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것입니다. 수주액만 200억 달러, 중형 승용차 100만대 또는 초대형 유조선(30만t급) 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습니다. 한국은 프랑스와 미국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원자력발전소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연말,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에서는 파키스탄이 최소 6년간 북한에 핵무기 제조에 관한 핵심 기기와 도면, 기술적 조언 등을 제공했다는 소식이 보도돼 다시 한 번 북한의 핵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번에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핵은 남북한 최고지도자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되었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남과 북의 핵기술 발전과 이용에 관한 소식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냉전 시기 핵은 중요한 정치 군사적 무기로, 남북의 관심사로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은 50년대 말부터 각기 비밀리에 핵무기에 대한 연구를 추진시켜 왔습니다. 1970년대 말 핵무기의 개발에 거의 성공했던 남한은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후 미국의 압력으로 핵무기개발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남한은 대신 평화적 핵 이용 쪽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핵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했고 소련의 해체를 계기로 핵무기 연구에 더 박차를 가하여 결국 핵무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 남한은 핵발전소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원자력발전량은 연간 약 1500만 키로 와트로, 총 전력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핵 발전은 오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적고 전력 생산원가가 화력의 거의 절반정도 박에 되지 않는 것으로 인해 전망성 있는 에너지(에네르기)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한에서는 앞으로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 아래 현재 6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고 2기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북한에서는 핵무기개발을 추진시켜 1,2차 핵실험을 진행했고 핵무기를 만들어냈다고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우라늄농축기술을 확보했다고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핵무기의 보유, 핵기술의 전파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이용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고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력이 강하다고 선전해 주민을 결속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핵무기는 정치가들에게 필요할 뿐 주민들에게 무슨 의의가 있습니까? 주민들에게는 핵무기가 아니라 쌀이 필요하고 전기가 필요합니다. 주민들에게는 핵무기를 가진 나라라는 것보다 잘사는 나라로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핵을 이용해 무기를 만든 북한보다 '주체'가 없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설비를 국제시장에 수출함으로써 어마어마한 외화를 버는 남한이 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 좋아하는 사람은 물에 빠져죽고 불 좋아하는 사람은 불에 타죽는다는 북한 속담처럼 대량살상무기인 핵무기는 북한을 구원하는 수단이 아닌 파멸시키는 수단으로 역전할 가능성이 크며 어찌 보면 벌써 그러한 과정이 진행 중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새해에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남한처럼 마음껏 전기를 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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