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장기집권, 3대 세습

이번에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규정하고 각종 행사로 이날을 기념했습니다. 이것은 북한 지도부가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내적으로는 김정은을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임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올려 세움으로서 21세기에 3대 세습이라는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김정은이 지도자로 되어도 잘 살게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집권 정권세습은 북한이 못살게 된 기본 원인으로, 그것을 고치지 않는 한 잘 살수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항상 모든 것을 사람이 결정하기 때문에 사람을 움직이는 정치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혁명과 건설에서 수령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맞지는 않지만 수령이 중요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역사는 지도자에 의해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된 많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고 좋은 정치가 실시되려면 그러한 조건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세습제나 장기집권제는 훌륭한 지도자의 출현이나 좋은 정치를 방해하는 악조건입니다.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이기심과 이타심, 즉 자기만을 위하는 마음과 남을 위한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또 사람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이는 훌륭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욕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에 속하며 따라서 훌륭한 사람이 지도자로 선출되어도 일단 권력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때문에 점차 백성을 위하기보다는 권좌를 유지하는 데 더 힘을 기울이게 되며 권력유지를 위해 백성을 반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는 재집권을 막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을 한 번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두 번, 중국에서는 한 번, 러시아에서는 두 번까지 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이 단 몇 십 년 동안에 천지개벽을 하게 된 것은 등소평이 내놓고 추진한 개혁개방 정책의 덕입니다. 그러나 등소평이 모택동의 아들이었다면 개혁개방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효를 중시하는 동방의 관습상, 더욱이 아버지의 덕으로 지도자가 되었다면 아버지의 노선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60년대까지는 남한이나 중국보다 형편이 더 나았던 북한이 오늘 대비조차 할 수 없이 까마득히 떨어진 것은 제 때에 개혁개방의 노선을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변할 때 같이 변화를 선택했었다면 북한의 모습은 오늘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때 변할 수 없었던 기본원인은 장기집권, 세습제였습니다. 장기집권의 체제하에서는 간부들이 집권자에게 잘 보여야 자기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무조건 지도자를 찬양하고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간부들은 김일성이 장기 집권하던 때 노선수정을 하자고, 중국이 변화할 때 우리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지도자가 된 김정일도 아버지의 노선 상 결함을 알아볼 수도 없었고 알았다 해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은 시간을 놓쳤습니다. 지금 북한은 이웃인 중국이나 남한이 너무 발전해서, 지도자의 결함이 너무 명백해져서 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수령의 무오류성, 즉 수령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잘못한 적이 없었고 언제나 승리의 길로만 이끌어 왔다고 주장하던 북한이 그를 부인해야만 개혁개방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게다가 그를 숨기려고 주민들에게 현실을 너무 많이 왜곡 선전했기 때문에 그것이 드러나는 경우에는 집권이 어렵게 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북한이 이제라도 살아남자면 지난날의 노선 상 오류를 대범하게 인정하고 개혁개방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의 노선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개혁개방을 하면 세습이나 장기집권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지도자로 내세우면서 사회주의로의 복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대 세습이 17세기나 18세기도 아닌 21세기에 과연 가능할까요? 세상 사람들은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