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통일에 관한 오해와 진실

0:00 / 0:00

얼마 전 북한은 "무자비한 타격으로 반공화국 모략소굴을 송두리째 날려 보낼 거족적인 성전을 개시할 것"이라는 제목의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한 성명을 발표하게 된 이유는 남한의 통일부와 국정원에서 작성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처한 계획 때문이었습니다. 남한에서는 앞으로 사고나 쿠데타, 주민 폭동에 의하여 북한이 갑자기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그에 대처한 행정상의 조치까지 예견한 계획을 작성해 놓았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 계획을 반공화국 체제전복계획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남조선이 평화와 통일대신 전쟁과 분열을 추구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이 성명을 북한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 당국은 조국통일을 민족최대의 숙원이며 반드시 이루어야 할 혁명과업이라고 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생각한 조국통일은 남한에 의한 통일이 아닌 북한에 의한 통일이었습니다. 또한 통일에 대한 결정권은 수령에게 있고 주민들은 집행할 의무밖에 없었습니다.

남한에서도 통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통일을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따라서 통일 논의도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입니다. 사람들은 덮어 높고 승공통일 멸공통일을 외치던 때를 한심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한 주민들은 통일이 되면 자신들의 생활이나 국가발전에 유익하겠는가, 통일을 어떤 방법으로 해야 가장 효율적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통일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지난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본데 의하면 10명 중 7명이 통일은 서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루 빨리 돼야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람은 14.4%에 불과했습니다. 통일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5.7%나 되었습니다.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남한 주민들을 급격한 통일이 그다지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은 필요한 것이지만 남북의 차이가 너무 커서 당장 하나가 되는 것은 무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의 경제력은 대략 40:1인데 동서독 통합당시 동서독은 1:4였습니다. 그러나 서독주민들은 동독재건을 위하여 통일 세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했고 동독 재건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경제 성장속도가 지연되어 서독 주민들이 생활 향상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았습니다.

남한 주민들은 통일되면 북한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서독에 비할 바 없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도 실업, 경제적 격차로 인한 심리적 부담 때문에 행복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빨리 발전해서 어느 정도 경제 형편이 나아진 다음에 점차 통일을 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의 경우도 점차적 통일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동독 주민들이 물밀 듯이 서독으로 몰려와 급히 통일을 선언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한반도에도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고 따라서 그에 대비한 계획이 나온 것입니다.

북한은 그런 계획을 세운 남한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이켜 보아야 하며 북한 붕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북한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번 성명에서 북한은 청와대를 비롯한 이 계획 작성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날려 보낼 보복성전을 개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군사적 보복타격은 남한에 일시적인 큰 피해를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는 무고한 인민을 살해한 반인권범죄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과 판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