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무엇을 위한 전쟁준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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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는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응하여 현역군인은 물론 노농적위대, 교도대를 비롯한 전군이 전투태세에 들어갔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전쟁 비상용품구비, 대피훈련 등 전쟁연습에 동원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해마다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될 때마다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떠듭니다. 하지만 합동군사연습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군사훈련일 뿐입니다. 북한도 해마다 12월이면 동기군사훈련을 시작합니다. 올해 1월 5일에는 남한의 주요도로들과 도시들의 지명까지 표시해 놓고 진행하는 사단 급 탱크부대의 기동훈련장면이 노동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남북의 군사력의 격차가 매우 큰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과 미국에 대해 전혀 위험을 느끼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한미연합군이 전쟁을 일으킬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동서냉전이 사라진 이후 사회주의권의 방어기지로서의 남한의 군사적 의의가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미국은 2012년까지는 전시작전권을 남한에 넘기고 주둔군을 대폭 철수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마 핵개발이 없었더라면 미국은 북한에 관심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남한 주민들도 전쟁을 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배부르게 잘 먹고 잘살고 있는데 전쟁으로 목숨을 잃겠다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남한주민들은 자기들이 힘들게 이루어놓은 재부를 잿더미로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는 통일에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더욱이 남한 주민들은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한의 군사력이야 말로 북한에서 말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무력입니다. 남한 주민이 반대하는 조건에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전쟁을 할 수 없습니다.

북한 지도부도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전쟁의 위험에 대해 강조하며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침략위험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이 어렵게 사는 것은 미국의 전쟁책동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과 맞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서 국가 예산의 많은 양을 군사비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인민생활을 높이지 못하고 있고 더욱이 조국을 통일해야 하므로 배를 좀 곪더라도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복해왔습니다.

때문에 지금도 많은 주민들은 못사는 주요 원인을 미국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본 목적은 정치적 경제적 실패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데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군사적 위력에 대한 환상을 조성하여 주민들의 사기를 높이고 주민통제의 구실을 마련하려는데 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계기로 전쟁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서 요즘 어려워진 북한의 경제적 난관의 원인을 미국의 '침략' 때문인 것으로 오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못살게 된 원인이 미국이라는 말처럼 황당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주변국들인 일본, 러시아 중국 남한 모두 북한보다 훨씬 강한 무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그것 때문에 배고프고 자유와 권리를 억제당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잘 먹고 잘 살면서도 북한보다 훨씬 강한 국방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주민들은 차라리 빨리 전쟁이 일어나서 누가 이기든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한 전쟁은 없을 것이고 북한 지도부도 자기의 통치체제를 붕괴시킬 전쟁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