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이 고급 승용차인 벤츠를 160대나 간부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주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북한 지도자가 세상에서 비싸기로 유명한 벤츠를, 그것도 한두 대도 아닌 160대를 선물로 지급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세상 사람들은 북한정권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등극하면서부터 시작된 선물정치 역사는 40여년이 넘습니다. 선물 종류도 시계, 승용차로부터 천연색텔레비전, 냉동기, 녹음기 지어는 부엌세간, 옷, 식품 등 다종다양해졌습니다. 1970년대에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옷이며 학용품을 선물로 준 것은 비록 왜곡되기는 했지만 평등이라는 의미에서 공정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물수혜는 나날이 부익부 빈익빈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해 왔습니다. 최상위 간부들은 시계도 서너 개씩 차례지고 집에 가면 가전제품은 물론 소소한 살림도구까지 선물 아닌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 정부는 선물을 받은 간부와 주민들에게는 김정일 장군님의 자애로운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충성을 다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선물은 김정일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선물은 인민의 노력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그 선물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면서 보호 설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위험한 막장에서 금을 캐고, 산을 헤매며 송이를 캤고, 바다 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헐값으로, 공짜로 충성의 외화벌이라는 명목으로 바쳤습니다. 김정일은 인민의 피와 땀으로 한푼 두푼 모아들인 외화를 물 쓰듯 쓰면서 그 일부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충성 유도용으로 선심을 쓰고 있습니다. 결국 선물을 받는 사람들은 장군님의 은덕이 아니라 백성들의 노력에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제일 부족한 것은 외화입니다. 사실 잘사는 나라에서 승용차 160대는 그리 큰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못사는 나라에서는 다릅니다. 이번에 간부들에게 선물한 승용차의 정확한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벤츠의 가격을 볼 때 아마 4만 달러 정도는 될 것입니다. 4만 달러는 현재 북한의 암시세로 환산하면 쌀 80톤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결국 160대의 가격은 입쌀 1만 3천톤의 가격과 맞먹는 것으로 북한 주민의 쌀 소비량을 하루 대략 1만 톤으로 잡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 주민이 하루 이밥을 먹고도 남을 돈인 것입니다. 게다가 승용차는 앞으로 북한에서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원유를 계속 소비해야 하는, 끊임없이 외화를 쓰게 되는 사치품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 푼의 외화가 그리운 북한 지도부가 간부들에게 거금의 외화를 들여 선심을 쓴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할 북한의 절박한 정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이 필요한 인물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돈을 뿌리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정치경력도 없고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서 선물공세는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돈을 주어 이끌어낸 충성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아마 북한이라는 배가 침몰하면 많은 선물을 받은 간부들이 누구보다 먼저 배에서 뛰어 내릴 것입니다. 또한 이번 선물공세는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제재조치로 사치품의 수출이 금지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 높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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