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먹는 문제를 푸는 방도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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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도부가 새해 농업전선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을 호소해 나서고 있습니다. 당과 국가가 경제성장을 바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적들의 고립 압살 책동으로부터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쌀 생산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한주민들이 늘 하는 새해결심 1위는 다이어트, 북한말로 살까기입니다. 살찌는 것이 건강에 나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이유로 특히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열광합니다. 그러나 가장 지키지 못하는 결심도 역시 다이어트입니다. 먹을 것이 너무 많다보니 식욕을 절제하는 것이 먹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지어 남한에서는 애완용 동물도 너무 살이 쪄서 다이어트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은 논이 너무 많아서 쌀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먹을 것이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에서 생산하는 쌀이면 한반도 전인구가 3년은 먹을 수 있다고 배워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남한의 쌀 생산량은 370~390만 톤이지만 식량자급률은 23%로 매우 낮습니다. 주민들의 식생활이 서양식으로 바뀌면서 쌀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남한은 쌀이 남아서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세계무역기구는 한국의 발전도상국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는 회원국들 간의 무역 협정을 관리 감독하기 위한 기구로 현재 150여개 국가가 망라되어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는 세계 무역장벽을 감소시키거나 없앰으로써 국가 간의 무역을 촉진시킬 목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원국들의 발전수준이 차이나기 때문에 선진국인가 발전도상국인가에 따라 무역요구조건이 다릅니다. 남한은 선진국대열에 속하지만 그 동안 농업분야만은 예외로 발전도상국대우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발전도상국지위가 박탈되면 보조금과 관세율을 낮추어야 합니다. 현재 남한은 자국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513%라는 높은 쌀 관세율과 연간 1조 4900억 원에 달하는 정부의 농업보조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쌀 관세율을 150%수준으로 낮추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쌀 관세율이 낮아지면 싼 외국쌀이 너무 많이 들어와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먹는 문제는 아무런 영향도 없습니다. 오히려 쌀값이 떨어져 주민들은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매우 강력하지만 주민들의 의식주문제와 관련된 무역은 금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주민은 대북제재가 없었던 때도 지금보다 오히려 더 배를 곯고 살았습니다. 고난의 행군 때는 식량이 부족하여 수많은 주민들이 아사했습니다. 그런데 통계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북한에 제일 많은 식량을 지원한 국가는 남한과 미국이었습니다. 이를 보면 제국주의 고립 압살 정책 때문에 먹는 문제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는 해석이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아직까지도 배고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당과 국가의 잘못된 정책에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이전에 북한과 똑같이 배고픔을 겪던 중국이 배부른 국가로 된 모습을 보면서 지도부의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폐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도는 주민들을 총동원해서 농사를 짓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개혁개방을 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로서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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