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누구를 위한 방역인가?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2-1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알려진 것처럼 중국 무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감염증이 세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각국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환자들에 대한 격리 치료는 물론, 주민들이 예방수칙을 준수할 데 대해 적극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을 방문한 사람들을 장악 통제하고 발병한 환자들의 이동경로를 조사하여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하는 등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전과 달리 전염병 방역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염병이 발생하자 세계에서 제일 먼저 중국과의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예방대책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는 한편 국경경비대에 북 중 국경일대에서 밀수를 통한 접촉을 철저히 막을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하고 그 집행을 엄격히 감독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북한의 발 빠른 대처에 대해 여러 가지로 추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작년에 확산된 돼지열병 사태를 보면서 북한지도부는 전염병의 위험성을 폐부로 느꼈고 따라서 이번 전염병 대응이 다른 국가보다 빨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중국정부는 자국주민에 대한 관리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세계 각국은 중국에 있는 자기 나라 주민을 비행기로 실어 내왔습니다. 제일 먼저 미국이, 이어 일본, 유럽 등 나라들이 연이어 주민이송을 시작했습니다. 남한도 전용비행기로 무한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주민 399명을 이송해서 현재 남한에서 격리치료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 중에 감염환자가 있고 따라서 그들을 보호하는데 많은 부담이 있지만 환자가 많아 미처 돌보지 못하고 감염위험이 높은 중국에 두는 것보다는 자기 나라에서 격리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연변에 거주하고 있어 다른 나라처럼 비행기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에 나가 있는 북한주민들의 입국을 금지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들을 통해 전염병이 북한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대북제재로 지난시기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중국에는 많은 북한근로자들이 남아있습니다. 현재 북한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자체 격리하는 정도로 전염병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전염병으로 공장이 문을 닫고 따라서 일을 하지 못하다보니 돈이 없어 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전염병대처능력이 없다보니 노동자들을 귀국시켜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체 대처능력이 안되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서라도 자국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남한은 북한에 이번 전염병에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여러 번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남한의 제의에 대해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주민들은 전염병보다 물가상승 때문에 더 고생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선 일반적으로 전염병이 돌면서 사람들이 나다니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음식점, 영화관, 백화점 등에서 매출이 급속히 줄고 있고 이에 따라 물가가 하락합니다. 그러나 북한경제의 취약성 때문에 북한에서는 국경이 차단되면 물가가 상승합니다. 특히 주민들의 생계에 가장 직접 영향을 미치는 콩기름, 밀가루, 설탕, 휘발유, 디젤유 등 생필품의 가격이 제일 먼저 오릅니다. 그리고 점차 북한 자체 생산품 가격도 따라 오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신종코로나 감염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식의주 부담을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시장의 물가상승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북한지도부의 방역대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다시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