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왕조국가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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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5.1절을 맞으며 김정은의 참가하에 순천린비료공장 개통식을 크게 진행했습니다. 김정은의 개통식참가는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김정은의 건강에 촉각을 세웠었습니다. 이번 4.15에 김정일이 금수산기념궁전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은데다 CNN이 김정은 건강이상에 관한 보도를 내보낸 것을 계기로 20일 넘게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각종 추측성 보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 나라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지만 이번 북한의 경우는 더 심했습니다. 북한은 1인 독재국가입니다. 1인 독재국가는 1인자가 건재할 때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1인자의 유고시에는 큰 혼란이 초래됩니다. 1인자는 평시에 2인자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1인자를 대신할 2인자가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혼란에 처하면 너무나 많은 문제가 불거지게 됩니다. 핵문제도 그렇고 북한의 경제수준이 주변나라와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주민들의 대량 탈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만약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김정은에게는 10살 미만의 딸 1명과 아들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왕조국가라고 해도 세상 사람들의 눈이 있는데 10살도 안 되는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래서 김여정에게 권력이 넘어갈 것 같다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너무 가부장적인 국가여서 과연 여성에게 복종할 것인지, 김여정이 정권을 임시로 맡았다가 김정은의 아들이 성장하면 넘겨주는 식으로 이양할 것인데,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습니다. 김평일에게 정권이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곁가지청산에 대한 원망을 가지고 있는 김평일에게 권력이 넘어가면 김정은 측근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결사적으로 막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행사에 참가한 김정은의 모습이 신문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모든 논의는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다시금 절감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왕조 국가라는 것입니다. 이전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이나 중국도 스탈린과 모택동이 오랫동안 나라를 통치했습니다. 그러나 스탈린과 모택동은 사망 후 정권을 아들에게 넘기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식에게 정권을 넘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만은 정권을 아들에게 넘겨주었고 아들이 사망한 후 다시 손자에게 정권이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손자의 건강에서 이상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자 정치가들과 북한전문가들은 정권이 다시 증손자에게 넘어갈 것이란 전제 하에 북한의 미래를 추론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말하는 백두혈통은 본질에 있어서 왕의 혈통입니다. 백두혈통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왕족 출신에게 지도자 자리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민주주의제도에서는 지도자를 혈통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서 신망이 높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직접적 비밀투표에 의하여 선거한다고 배웠습니다. 왕이 모든 권력을 독차지한 봉건사회에서만 왕의 자식에게 대대로 정권을 대물림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인류역사는 노예사회, 봉건사회, 자본주의사회를 거쳐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나가는 것이 역사발전의 법칙이라고 배웠습니다. 지금 북한을 다시 조명해보니 사회주의가 아닌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자본주의도 아닌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 봉건국가였습니다.

21세기 사회주의국가라고 자처하는 북한에서 권력 문제를 왕위 계승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한심하고 슬픕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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