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국제 노동절의 의미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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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북한에서는 국제노동절 129주년을 맞으며 인민문화궁전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보고자는 지난시기 북한에서 근로자들이 혁명의 주인, 나라의 주인으로 성장해왔다고 총화하면서 “세상에는 나라도 많고 나라마다 근로자들도 많지만 우리 근로자들처럼 대를 이어 위대한 수령, 위대한 영도자의 품속에서 인간의 자주적인 존엄을 떨치며 보람차고 긍지 높은 삶을 누리는 근로자들은 없다”고 자랑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국제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노동자들의 파업에서 기원되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과 가족들은 장시간 노동에 대항하여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 집단적 투쟁에 나섰고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로 인해 8시간 노동과 단결권을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1889년에 제2인터내셔널은 5월 1일을 노동자 운동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였고,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국제노동절이 제정된 때로부터 1세기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산업발전과 노동계급의 투쟁에 의해 노동자들의 처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1948년 유엔은 모든 사람에게는 노동, 자유로운 직업 선택, 적절하고 알맞은 노동 조건, 실업에 대한 보호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노동권에 관련된 내용을 명시함으로 모든 국가가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명문화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노동 3권 즉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과 8시간 노동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 보장은 나라에 따라 차이 납니다. 북한만 보더라도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국가가 조직한 직맹에만 가입해야 할 뿐 자체의 조직을 만들 수 없으며 따라서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직맹은 노동자들이 당과 국가에 충성하도록 동원할 사명만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자본주의나라에서 노동권에 대한 요구는 노동3권이나 8시간 노동제에 국한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남한에서는 노동권을 노동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노동을 할 기회를 사회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해석합니다. 남한에서는 국가가 기본권으로서 노동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근로자의 고용 증진과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최저임금제와 사회보장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최저임금을 법적으로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2019년 남한의 최근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7달러)이고 최저 월급은 174만 5150원(1500달러)입니다. 또한 노동자가 실업을 당하면 실업기간 실업수당을 제공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실업수당을 받지 못할 때에는 생계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대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나 특수한 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1년에 6만 달러 이상 받습니다.

북한지도부도 이를 알고 있어 오늘 자본주의사회 노동자는 지난날의 노동자와 달리 무산계급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노동계급이 혁명의 영도계급으로 될 수 없고 군대가 혁명의 주력군 영도계급으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노동자들은 다른 나라의 노동계급이 어떻게 사는지 모릅니다. 최저임금제가 있다는 것도 모릅니다. 북한노동자는 월급도 받지 못하고 생존권도 전혀 보장받지 못하면서도 직장에 출근해야 하고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든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 지도부는 북한의 노동계급이 인간의 자주적인 존엄을 떨치며 보람차고 세상에서 가장 긍지 높은 삶을 누리고 있다고 아무런 자책도 없이 공언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노동계급의 5월 1일이 간절히 그리워지는 북한의 5.1절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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