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우리민족끼리’의 진실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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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9년 전 남북은 역사적인 남북수뇌회담을 열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핵심으로 한 6.15남북공동성명을 채택하였습니다. 남북은 2007년에는 10.4공동선언, 작년에는 4.27 판문점선언 등 남북통일에 관한 선언을 연이어 발표해왔습니다. 선언이 발표될 때마다 한반도는 통일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러나 현재도 남북은 분단되어 있고 한반도에서는 군사적 대립과 긴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분쟁과 내전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 분쟁과 내전의 근본 원인은 민족과 종교의 차이입니다. 그러나 남북의 대립은 같은 민족끼리의 분쟁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같은 민족이 분단되어 사는 곳은 한반도 하나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서 북한지도부는 통일 방도로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념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남북관계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이며 남북관계개선을 실현할 수 있는 지혜와 힘도 다름 아닌 우리 민족자신에게 있다. 그러므로 민족공조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남한이 민족내부문제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통일이 안 된다고 비난합니다.

북한이 주장한대로 남북이 통일하겠다는 의지만 확고하면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분열은 외세에 의해 조성된 것이므로 세계대전의 책임을 지고 분단되었던 독일의 경우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통일이 안 될까? 남북통일을 가로막는 세력은 과연 누구일까? 그 세력은 사실 미국도 아니고 중국도 아닙니다. 우리민족끼리를 제일 많이 제창하는 북한지도부입니다. 1960년대까지는 남한정부가 통일을 막았습니다. 그래도 남한정부는 솔직했습니다. 남북이 선의의 경쟁을 해서 국력을 높인 다음에 통일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1980년에 남북의 국력이 역전되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이 남한의 상대조차 되지 않자 북한지도부는 남북통일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처럼 반대하던 유엔동시가입을 먼저 추진했고 남북불가침선언 채택에 모든 힘을 다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의 통일에 대한 태도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남북으로 갈라져있는 부모자식, 형제들 간의 상봉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필요가 제기될 때만 선심 쓰듯이 선발하여 만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들을 평생 그리워하다가 얼굴 한번 못보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우리민족끼리 이념에 충실하다면 남북의 가족 친척이 만나는 것을 허락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남북교류는 더 무서워합니다. 북한주민은 중국사람은 물론 베트남사람, 일본사람 등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면 괜찮지만 남한사람만 만나면 간첩으로 몰립니다. 남북관계에서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외부의 승인을 받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 북한지도부의 주장이지만 북한주민이 남한사람을 만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도부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만나야 합니다.

북한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대낮에 연평도를 포격하고 천안함을 폭파시키는 등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핵은 남한이 아닌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남한주민들은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남한주민은 1950년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의 참화에 빠졌던 역사적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남한의 미국과 공조는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습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우리민족끼리,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더 크게 외치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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