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전쟁과 평화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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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호주 시드니에 본부를 둔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경제⋅평화 연구소가 ‘세계평화지수(GPI) 2019’라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연구소는 해마다 세계 163개국을 대상으로 ‘평화로운 나라’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GPI는 ‘진행 중인 대내외 분쟁’, ‘사회 안전 및 안보’, ‘군사화’ 등 평화와 관련한 2개 부문에서 23개 지표를 계량화해 나라별 점수를 산정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국가별 평화 수준 평가에서 한국은 55위, 북한은 최하위권인 149위를 기록했습니다. 작년보다 한국은 9계단 하락하고, 북한은 1계단 올랐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평화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남한도 평화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과 인접해있는 강원대학교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원에 평화학과를 개설했습니다. 북한도 평화를 좋아합니다. 북한의 대외정책의 기본이념에도 평화가 들어가 있고 조국통일 3대원칙에도 평화가 있습니다.

남과 북이 말하는 평화의 본질은 비슷합니다. 남한에서는 평화란 좁은 의미로는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평화를 '분쟁과 다툼이 없이 서로 이해하고 우호적이며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이해합니다. 북한은 평화공존이란 개념을 쓰는데 서로 다른 사회제도를 가진 나라들이 전쟁이 없이 평화적으로 함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평화를 파괴하는 원인과 그 해결방도에 대한 이해에서는 남과 북이 차이 납니다. 남한은 평화를 파괴하는 원인을 정권, 영토, 자원, 종교, 이데올로기 등 여러가지 갈등에서 찾고 있으며 평화적인 합의에 도달할 의지가 없거나, 도달하지 못하거나, 방해될 경우 평화가 파괴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평화를 파괴하는 원인을 계급적 대립에서 찾습니다. 북한은 평화를 파괴하는 원인으로서 침략과 전쟁을 생존수단으로 하는 제국주의를 지목합니다. 그리고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도에서도 남북이 차이 납니다. 남한은 아직까지 완전한 평화는 어렵기 때문에 힘의 억제를 전제로 한 균형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평화를 보장해야 하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제국주의가 남아 있는 한 진정한 평화란 있을 수 없으며 진정하고도 항구적인 평화는 온갖 제국주의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쓸어 버려야만 담보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전쟁에 대한 태도에서 남북의 차이가 가장 큰데 북한은 정의의 전쟁은 필요하며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어떤 전쟁이든 허용해서는 안되며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태도는 사회주의 이념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도 6.25전쟁을 찬양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회만 되면 정의의 전쟁을 통해서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다수 북한주민들은 전후에 태어나다 보니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전쟁을 보았을 뿐 실제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문학작품은 전쟁을 숭고하게 묘사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일 뿐 실제 전쟁은 처참합니다. 설사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결과는 참혹할 뿐입니다. 다행히도 세계가 발전하면서 전쟁이 계속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지금도 전쟁열을 계속 고취하고 있습니다.

6.25전쟁 발발 일을 맞으며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남과 북의 수많은 사람들과 파괴된 영토, 공장, 집과 마을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사명일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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