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모든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상봉을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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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을 맞으며 남북은 이산가족상봉 준비에 한창입니다. 남한에는 이산가족상봉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두 전산망에 등록해놓고 컴퓨터를 통한 무작위 추첨으로 상봉자를 선발합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25일 컴퓨터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1차 후보자로 500명을 추첨했습니다. 90세 이상 고령자와 직계가족을 두고 온 신청자들에게는 우선순위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갈 수는 없습니다. 북에 형과 동생을 두고 왔다는 95세의 박성은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추첨장을 직접 찾아 왔지만 추첨자명단에 이름이 없었습니다. “이번이 생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한 할아버지의 소식이 전해져 주위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현재 남한의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인원은 13만 2124명이나 현재 5만6890명만 생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70대 이상의 고령자입니다. 지금처럼 한 해에 100명 정도 만난다면 그들이 다 만나는데 550년이 걸립니다. 결국 대부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남한주민들은 이산가족 상봉을 지금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상설적인 상봉장소를 정해놓고 요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서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이산가족상봉을 먼저 제기한 것은 북한입니다. 김일성은 1960년 8월 15일 경축대회 보고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남북 사이에 문화사절들이 오고 가게 하며 과학, 문화, 예술, 체육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호상교류를 실시할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제의합니다. 부모형제자매들 사이에, 친척, 친우들 사이에 편지거래부터라도 할 수 있게 되여야 하며 인민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도 있게 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걸쳐 문화교류, 경제적 지원과 교류 등을 주동적으로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남한이 응하지 않아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는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 이러한 교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자기들이 상대방에 비해 우위를 차지할 때는 교류협력을 주장하고 열세에 놓이면 외면하는 행태는 비슷하니 그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와 오늘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 때는 동서 냉전이 극도에 달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 철의 장벽이 있다고 묘사할 정도로 이념 대립이 극심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지면서 오늘은 동서 국가 사이,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이웃인 중국을 보아도 아직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가지 못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대만, 미국, 일본, 남한 유럽 어디에나 드나들고 어느 국가 사람이든 자유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쿠바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지금은 사람들의 인권의식이 1960년대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끔찍한 2차 대전을 치른 후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하나의 윤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결과 1948년 유엔에서 세계 인권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인권선언의 준수 정도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인권 인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요즘 미투 운동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인권운동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 북한주민들은 그에 대해 이해하기조차 힘들 것입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부모와 자식, 형제의 만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 어떤 구실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시기 국제사회의 인권압력이 부당하다고 항변해 왔습니다. 북한은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산가족의 전면적 상봉은 그를 위해 한시 바삐 실행해야 할 조치중의 하나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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