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 관광 무엇이 문제인가?

0:00 / 0:00

7월 초 김정은의 삼지연시 방문소식이, 중순에는 원산갈마관광지구 방문소식이 크게 보도됐습니다. 김정은은 삼지연을 특색 있는 복합형산악관광지구, 사계절산악관광지구로 개발하여 국내뿐 아니라 국제관광도 활성화할 것을 요구했고, 원산갈마반도는 세계적인 해안관광 도시로서 발전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코로나 이후 침체에 빠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출로를 관광산업에서 찾고, 북한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꾸리려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그를 실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삼지연시의 관광시설들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공사 관련자들을 질책하고 처벌했다고 했지만, 소개된 삼지연시와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진을 보면 고급스럽고 아름답게 꾸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아름답게 꾸려진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주로 러시아 관광객이 북한을 찾고 있습니다. 러시아 관광청의 보도에 의하면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러시아인의 수가 거의 300만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5월까지 북한을 찾은 러시아 관광객의 수는 8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며칠 전 러시아 관광객들이 철로를 통해 북한 관광에 나섰다는 소식이 보도됐지만 관광객 수는 54명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을 찾은 관광객 중에서 압도적 1위는 중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중 관계가 이전 같지 않아 아직 중국인의 관광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객의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 유행 전인 2019년으로 30만 명 정도였고, 이로 인한 외화 수입도 9,000만~1억 5,000만 달러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북한은 관광객이 가장 적은 나라에 속합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해외 관광은 오늘에 와서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관광객은 2018년 14억 명, 2019년 15억 명에 달했습니다. 남한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1,750만 명에 달했지만 코로나시기에 급감했다가 2023년 1,10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북한을 찾는 관광객이 적은 이유는 국가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상한 나라로 취급 받고 있습니다. 자국 주민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 정책도 놀라움을 자아내는데 이러한 통제가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라고 소문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을 찾는 관광객은 두 부류입니다. 하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북한을 찾는 모험가들, 다른 하나는 이전 사회주의 시절의 향수를 느껴보려는 사람들입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을 목적으로 북한을 관광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미국 대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북한의 선전물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감옥에 구금되었다가 사망한 사건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험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중국, 러시아의 관광객들은 사회주의 시절의 향수를 느껴보려고 북한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 씨는 올해 2월 평양과 원산 마식령스키장 리조트 등을 방문한 뒤 돌아갔는데 "북한을 보니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구소련 시절) 이렇게 살았을 것 같다고 짐작하게 됐다"며 "과거로 순간 이동한 것 같다. 도시에 광고가 없고 전시된 것이라곤 당 슬로건과 깃발 뿐이었다"라고 후기에 올렸습니다. 일리야는 여행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소개하는 여행블로거가 직업이었지만 혹시나 북한 여행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북한 측에는 자신의 직업을 상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속였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관광객 100만~2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면 북한을 개방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관광을 하는 목적은 문화체험, 휴식과 재충전, 사회적 교류, 자기개발, 자연탐방, 모험과 탐험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이 통제된 사회에서는 이러한 목적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에게도 해외 관광의 자유를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