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집단체조와 인건비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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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9.9절을 맞으며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창작 공연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북한은 아동 인권유린이라는 국제사회의 비난 때문인지 해마다 진행하던 집단체조를 5년 동안 중단했었습니다. 특히 배경대에 동원된 학생들이 햇볕밑에서 장시간동안 배경판을 들고 있어야 하고 지어 화장실도 자유롭게 갈 수 없는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인권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다시 집단체조를 하게 된 것은 70돌을 맞으며 정치적 분위기를 살리자는 것과 함께 관광업을 활성화 하자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은 집단체조 관람을 관광 상품으로 내놓았습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사이트 ‘조선관광’에 의하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9월 9일부터 9월 말까지 평양의 ‘5월1일’ 경기장에서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공연 관람 가격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관람석 가격은 특등석 800유로(약 103만원), 1등석 500유로(약 64만원), 2등석 300유로(약 38만원), 3등석 100유로(약 13만원)이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큰 규모의 공연을 하면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북한의 집단체조에 맞먹는 것은 올림픽 개폐막식 공연입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개폐막식 공연에 5억 3천달러를 소비했고 2010년 캐나다의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1억 5천만 달러 2012년 런던 올림픽 1억 6천만 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공연 참가자들에게 인건비를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공연은 매우 훌륭했습니다.그런데 지금까지 한 올림픽 행사 중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5천만 달러가 들었습니다. 공연에 참가한 사람은 3천명밖에 안되었는데 인건비와 수송비 숙박비만 3천500만 달러 즉 2/3가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 콘텐츠 창작비용에는 1천 500만 달러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큰 무대를 채우기 위해 상상력과 기술을 동원하고 영상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증강현실을 활용해 허공에 천상열차분야지도와 드론 1218대를 띄어 오륜기를 만들었습니다.

북한은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을 동원합니다. 북한은 집단체조에 10만 명이 참가했다고 자랑합니다. 자본주의나라라면 공연에 참가한 사람들의 인건비와 실비를 지출하면 관람비용을 아무리 높이 받아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집단체조공연을 하면 남는 장사가 됩니다.

사실 북한의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학생들은 거의 반년동안 수업을 중단하고 집단체조에 동원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훈련강도는 매우 높습니다. 아마 금년은 예년에 없는 더위 속에서 훈련을 하느라고 고생이 더 막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적 보장은 거의 없어 참가자 본인과 가족이 모든 것을 부담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점심시간이면 국을 끓여가지고 가야하고 밤이면 배경대판을 만들고 수정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집단체조에 동원되는 10만 명의 사람들에게 인건비를 하나도 지불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이 동원기간 소모되는 비용도 크게 부담하지 않습니다.

지난기간 북한주민들은 집단체조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국가를 위한 일에도 돈을 받고야 움직이는 자본주의나라 사람들을 오히려 한심하게 생각하면서 국가를 위한 일에 돈 같은 것은 생각지 않는 자신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행사후 TV를 받고 지도자의 은혜에 감사해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들이 번 돈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주민들도 점차 이러한 현실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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