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모르고 당하는 핵 피해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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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을 한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탈북자에게서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방사능 피폭 흔적이 나왔습니다. 2017년과 2018년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탈북자 40명을 대상으로 방사능 피폭 검사를 실시한데 의하면 9명에게서 한계 이상 수치가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의 몸에선 279~1,386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 피폭 흔적이 나왔습니다. 일상생활의 연간 자연 방사선량은 2.4mSv, 원전업계 종사자의 연간 허용치는 50mSv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적게는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방사능 피폭이 의심된 탈북자들에게서 각각 7~59개의 변이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합니다.

방사선 피폭이 의심되는 탈북자 9명 가운데 8명은 모두 북한의 1, 2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 혹은 길주군에 거주했습니다. 이들의 직업은 농장원, 사무원, 학생, 농민, TV 중계공 등으로 방사능과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방사능피폭의 원인을 핵실험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북한 길주 핵실험장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풍계리에서 12km 북쪽에, 화성 정치범수용소에서 2km 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제사회에서 핵실험을 하는 곳은 사람이 전혀 살고 있지 않는 지역입니다. 그러므로 중국 미국 러시아 같은 면적이 넓은 나라에만 지하 핵 실험장이 있습니다.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는 핵실험을 하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지하핵실험이라고 하지만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6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북한에서 핵실험 지역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간접피해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길주군 출신 소아들이 중증질환, 즉 림프암, 백혈병 등에 많이 걸린다는 뉴스가 나오기는 했지만 실제 그곳에 살고 있는 부모들은 방사능유출과의 연관성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가 그에 대해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핵관련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방사선병에 대한 여러 가지 말이 많이 돌았습니다. 북한의 영변 핵연구소에 종사하는 연구사들과 직원들은 통제구역에서 가족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철저히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는 기형아가 유달리 많다고 합니다. 북한은 이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우라늄광산은 군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광산에 배치된 군인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광석채굴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군인들은 방사선피폭의 위험성에 대해서 모를 뿐 아니라 안다고 해도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군인들은 방사능에 노출되어 일하면서도 다른 군부대에 비해 식량과 부식물공급이 잘되고 있어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로 인한 피해사실을 극비로 하고 있지만 피폭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1990년 초, 중앙당에서는 우라늄광산이나 핵 연구소에서 군 생활을 한 제대군인들을 특별히 돌봐줄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려 보냈습니다. 훗날 알려진데 의하면 핵개발분야에서 복무한 군인들이 제대 후 이로 인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가 위에 올라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특별배급도 주고 명절이면 선물도 주는 등 특혜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 조치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방사선 관련 병에 걸려도 특별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조건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렇듯 주민들의 희생과 국토의 파괴를 대가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되는 북한의 핵무기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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