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중국 감옥에 감금되어 있던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속에 북한과 중국은 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수백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이 북한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들에 대한 취조 방향에 대한 특별지시까지 하달했습니다. 본인의 중국에서의 행적을 세세히 조사하는 것은 물론, 같이 북송 된 사람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 내 다른 탈북민에 대한 정보까지 캐낼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밖에 탈북 경로도 자세히 밝혀내라고 했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전 같으면 보위부 집결소 조사는 빠르면 1개월, 늦어도 6개월이면 끝났지만, 국가보위성은 더 오랜 기간 조사해서 탈탈 털어내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합니다.
북한의 감옥은 세계적으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감옥 시설이 열악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제대로 먹이지도 재우지도 않으며 폭행, 고문이 상시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북송 되었다 구사일생으로 재탈북에 성공한 탈북민들은 그 추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괴로워합니다. 감옥에서 받은 육체적 상처와 정신적 트라우마는 십여 년이 지난후에도 회복되지 않아 한 인간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합니다. 유엔인권 최고대표사무소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수집한 목격자 진술에 기초하여 발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보고서에는 북송되어 감옥에 구금되었던 여성들이 겪은 고통과 감옥의 열악 상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너무 상상을 초월해서 믿기조차 어려워합니다. 21세기에 아우슈비츠를 무색하게 하는 그러한 감옥이 존재한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보고서의 제목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입니다.
북한주민들이 탈북을 시도하고 남한으로 오게 되는 근본 원인은 북한당국에 있습니다. 2022년 탈북민 조사에 의하면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게 된 이유로 ‘당국의 감시 통제가 싫어서’ 22.8%, ‘식량이 부족해서’ 21.6%, ‘자식들에게 더 나은 생활환경을 주려고’ 10.7%였습니다.
오늘 지구상에서는 다른 나라로 가서 생활하는 이민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민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9억 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가지 못하는 것은 국가가 가지 못하게 막아서 아니라 가고 싶은 나라에서 이민자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는 다른 나라 국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철조망은 있어도 자국민이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철조망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장벽을 쌓고 전기 철조망을 설치하고 그 주위에 지뢰를 설치하고 500미터마다 초소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철조망을 벗어나는 사람은 물론 철조망 4km 내에 접근하는 사람은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을 하달했습니다. 이러한 구조나 감시체계는 감옥에 설치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북한은 국가 전체가 하나의 감옥입니다.
북한당국이 이렇게 주민들을 거대한 감옥에 가두고 탈북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북한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체제가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북한을 벗어나서 다른 나라를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들게 되는 생각은 ‘우리가 당국에 속아 살았구나’ 입니다. 외국에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러한 상황이 북한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결국 주민 세뇌가 어렵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남한의 상황이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입니다. 미국의 식민지이고 불합리한 사회제도때문에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선전한 남한이 북한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롭고 부유한 곳이라는 것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지면 북한체제는 하루아침에 붕괴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탈북을 중범죄로 취급합니다. 특히 남한행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국가반역죄로, 중형을 언도 받을 것입니다. 그들이 지옥 같은 감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온다 해도 다시 탈북 할 수도 없어, 감옥생활의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진짜 죄명은 국가반역죄가 아니라 북한에서 태어난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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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