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중 칼럼] 미봉책 대신 근본 대책을 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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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의 전반 상황은 심각하게 나빠졌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일면 협박, 일면 회유의 여러 수습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을 동원하여 북한 사회 내에 공포를 조성하고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얼마전 김영일 총리가 정책 실패를 인민에게 사죄했습니다. 실효성은 없지만 국정가격을 제정하여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장성택 부장이 주도하여 경제수습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김정일 위원장은 "금년 상반기까지 국가식량공급을 정상화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또한 외자도입을 위한 국가개발은행 설립이 공표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당국의 수습책은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북한 당국이 내놓고 있는 수습책은 기존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서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미봉책들입니다. 그 결과는 자명합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정치적 문제가 점차로 악화될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정책 전환과 함께, 단기적 처방이 필요합니다. 이미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시장유통과 개인생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에서 경제정책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번 화폐개혁이 다시 한 번 보여준 값진 교훈이 있다면, 북한경제는 시장유통과 개인생산 없이는 지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경제 개혁을 다시 추진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경제에서 국가부문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부문이 잘돼야 인민경제도 인민생활도 나아질 수 있습니다. 국가부문을 살리는 길은 시장을 죽이는 것도, 150일 전투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방도는 경제 개혁입니다. 국영기업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그 대신 경영책임을 묻는 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당과 군이 경영하는 특권 경제를 폐기함으로써, 인민경제에 자원과 자금이 돌도록 해야 합니다. 개혁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조세 체계를 확립하고 국가 재정을 확충해야 합니다.

셋째, 국가 기구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북한의 국가는 현재 당과 군의 위세, 보안기관의 공포에 눌려 질식 상태에 있습니다. 중앙당과 국방위원회의 국가정책과 집행에 대한 간섭과 관여를 폐지해야 합니다. 인민보안성과 국가보위부의 공포조성과 억압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내각과 최고인민회의의 권능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 내부에 산적한 각종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야 당, 군, 보안기관의 전횡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집니다. 경제는 경제전문가, 교육은 교육전문가, 보건은 보건전문가 등등이 책임지고 맡아서 하는 정부 체계를 하루 바삐 복구해야 합니다.

넷째, 한국과 중국, 그리고 국제금융기구와 협력해야 합니다. 북한은 외부 원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처참한 인민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원조를 수용해야 합니다. 또한 개혁이란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고통스럽고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북한이 스스로 나설 때에만, 외부의 지원이 가능해지고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