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범세계적인 관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를 기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살펴보는 전성훈 남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논평입니다. 논평은 논평가 개인의 견해입니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유엔 인권위원회 제61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자기를 발전시키고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가꾸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자 오늘날 국제사회가 당면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반영해서, 유엔은 세계도처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민중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에 개최된 인권위원회 회의도 이런 노력의 일환일 것입니다.

이 회의에서 북한대표는 과거 식민지 시대에 발생했던 일본의 인권유린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한민족을 비롯해서 동아시아 각국 국민들에게 군국주의 일본이 자행한 만행과 그런 만행에 대한 진정한 참회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일본의 일부 우경화된 정치가들은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독도문제와 교과서 왜곡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의 일부 정치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 역시, 크게 잘못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지구상의 보통 사람들의 자유로운 삶과 인간다운 권리 회복에 대한 범세계적인 관심과 관련하여, 최근 들어 크게 눈에 띄는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 땅에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과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 국가 정책적으로 해외의 인권을 신장하는 것이 중요한 외교목표이기 때문에 북한 인권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왔습니다. 급기야 작년에는 북한 인권 법안이 채택되었고, 이 법안에 의거해서, 조만간 북한 인권 대사까지 임명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북한당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표시이자 북한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음모라고 몰아붙이면서, 심지어는 6자회담 참가의 전제조건으로 인권법안 철회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유엔을 비롯해서 범세계적 차원에서 증폭되고 있는 현상을 고려할 때, 단순히 미국의 적대정책으로 북한 인권이 문제화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미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는 북한주민들의 인권이 신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안을 여러 차례 채택했습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문제가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오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전체가 북한 인권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워싱턴포스트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폴란드에서 유태인을 가스에 질식시켜 살해한 사건을 미국 언론이 7개월이나 다루지 않았다는 것을 비판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무관심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여론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에서 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생화학무기의 실험대상이 되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북한 인권문제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여론의 흐름을 타는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이런 흐름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미 국무부의 인권담당 담당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문제와 인권문제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개선을 동시에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핵포기와 인권개선이 둘 가운에 하나를 취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범세계적인 관심은 북한정권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독재정권 하에서는 항상 인권유린 행위가 있어왔고, 이런 문제를 파헤치려는 인권문제의 제기는 독재정권이 원치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발 벗고 나섰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다소 나마 위안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