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6.25를 넘어서 한민족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6.25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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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올해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58년, 정전협정 체결로 전쟁이 중단된 지 55년이 됩니다. 불행하게도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155마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6.25 전쟁은 남북한 간의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일 뿐만 아니라 1950년 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전 세계적 차원의 냉전체제에 기폭제가 된 국제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전쟁의 국제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소련이 건재하고 남한과 중국의 국교가 단절되었던 냉전시대에는 전쟁을 둘러싼 진실의 많은 부분이 가려지고 덮여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남한이 북한을 먼저 침략해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위 ‘북침설’입니다. 그러나 북침설은 북한당국이 자행한 대표적인 진실조작이자 역사왜곡입니다. 냉전이 끝나고 구소련의 비밀문서가 해제되면서 전쟁의 진실이 상당부분 밝혀졌습니다. 그 진실이란 6.25 전쟁이 김일성이 계획하고 스탈린이 사주해서 발생한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모택동이 북한의 남침을 도왔다는 것은 인민해방군의 참전으로 이미 입증된 바 있습니다. 6.25 전쟁이 남침전쟁이란 사실은 구소련의 문건뿐만 아니라 구소련 지역과 중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증언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정전협정에는 북한과 중국 그리고 유엔군사령부가 서명했습니다. 여기서 유엔군사령부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며칠 뒤 유엔안보리가 북한의 남침을 국제평화의 파괴행위로 규정하고 국제연합군을 조직해서 남한을 도와주기 위해 창설된 연합군사령부를 말합니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유엔군사령관이 미군장군이었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이 정전협정의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당사자는 남한을 포함해서 16개 유엔참전국 전부입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 전쟁은 북한과 중국 그리고 소련을 한 당사자로 하고, 남한과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 전체가 싸웠던 전쟁이었습니다. 유엔이 창설된 후 처음으로 국제연합군이 조직되어서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파괴행위를 저지한 것이 바로 6.25 전쟁이었습니다. 그 만큼 6.25 전쟁은 국제정치적으로 또한 역사적으로도 그 의미가 매우 큰 사건입니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남한을 지원했다는 것은 6.25 전쟁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역사적인 증거입니다.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게 지나다 보니, 전쟁의 비참했던 참상을 제대로 기억하는 원로세대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몸소 겪었던 그분들이말로 역사의 진실을 대변하고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를 가려줄 수 있는 증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원로세대가 아직도 건강하게 살아계실 때 통일이 되고 6.25 전쟁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끝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그 후손들이 사명감을 갖고, 할아버지.할머니 세대, 그리고 아버지.어머니 세대에서 있었던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적 사건에 대한 역사적 판단과 정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다 지나간 일인데 지금 누구의 잘잘못을 가려서 무슨 소용이 있느냐, 과거의 사건에 집착하면서 어떻게 남북화해와 민족의 밝은 앞날을 기약할 수 있느냐 하는 등의 문제제기를 합니다. 그러나 저는 뼈를 깎고 살을 저며 내는 고통이 있더라도 6.25 전쟁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내서 책임자들을 민족의 이름으로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는 일은 필수불가결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신성한 사명을 특정 개개인에 대한 사사로운 감정의 발산으로 비하한다면, 그런 주장은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두운 과거를 깨끗하게 청산하지 않고서 진정한 민족화합과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쓰라린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족적 차원에서 자기반성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6.25 전쟁에 대한 과거청산은 자기반성의 핵심입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역사의 바른길을 열어 보이기 위해서도 수백만의 사상자를 가져 온 전쟁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우리 후세에게 교훈을 남기는 것은 6.25를 넘어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초석이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