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미 하원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비판하고 일본정부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실 인정과 책임 있은 자세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몇 차례 상정되었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에 막혀서 무산되다가 이번에 그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전성훈
지난달 30일, 미 하원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비판하고 일본정부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실 인정과 책임 있은 자세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몇 차례 상정되었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에 막혀서 무산되다가 이번에 그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된 후 일본 정부는 위안부 제도에 일본 군대의 강제성이 개입되었다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1993년도 담화를 부인하면서 일본의 책임을 완강하게 부정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위안부결의안은 최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해서 퇴진 압력까지 받고 있는 아베 총리에게는 설상가상으로 상당한 정치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안부결의안은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선 일본의 제국주의 군대가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만든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역사적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 다음, 일본 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할 것을 권고하고 일본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솔직하게 가르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에 미 하원이 6-70년 전에 있었던 위안부 사건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우리 민족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아직도 6\x{ff65}25 남침전쟁의 상흔이 치유되지 않았고, 지금도 북녘 땅의 동포들이 고통에 허덕이는 한반도에는 몇 가지 교훈을 남겨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우선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 즉 인권을 잔인하게 짓밟은 당사자들이 솔직하게 속죄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한 아무리 시간이 흐르더라도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교훈입니다. 또한 희생된 당사자들이 힘이 없어서 침묵하는 경우에도 국제사회의 양심이 진상을 규명하고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국제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뿐만 아니라 독재치하에서 고통 받는 세계시민들이 큰 희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자행해 온 또 하나의 파렴치한 행위인 역사왜곡 문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에 남의 나라를 침략해서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후세들에게 숨기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일본에 가서 젊은이들과 대화를 해 보면 일본의 침략역사를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부 젊은이들은 남한을 방문하고 나서야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남한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시정하도록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위안부결의안이 젊은 세대에게 위안부 문제를 솔직하게 가르치도록 요구한 것은 일본의 전반적인 역사왜곡 문제의 심각성을 지직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남한의 대일본 역사왜곡 시정 주장에도 훨씬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위안부결의안이 갖는 또 하나의 교훈은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의 힘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결의안을 발의한 것은 미국 의원이었지만 우리 동포들이 발 벗고 뛰어서 많은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집요한 반대와 선전에도 불구하고, 결의안이 투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은 그 자체로 큰 사건입니다.
이번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 북녘 땅의 동포들도 함께 기뻐하실 것입니다. 한편으론, 힘을 보태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위안부 문제가 우리민족의 과거의 인권문제였다면, 북한 땅의 인권유린은 우리민족의 현재의 인권문제입니다. 조만간 미 의회가 우리민족의 현재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만장일치의 결의안을 채택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