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북한은 1월 1일에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름은 공동사설로 되어 있지만, 북한 정권이 새해에 지향하는 목표와 정책방향 그리고 대내외 환경평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신년사라고 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새해 첫 저의 논평에서는 이번 신년사에 담겨 있는 북한정권의 상황인식과 정책방향에 대해서 평가하고자 합니다.
공동사설은 먼저 핵문제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핵무기를 만든 것이 민족사적 경사이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힘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반론을 제기하자면, 북한 핵은 민족사적 경사가 아니라 불행이고, 동북아의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해치는 골치 덩어리입니다.
전 세계 189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해서 잘 지키고 있는 핵무기확산금지조약, 즉 NPT를 무자비하게 위반함으로써 민족의 이름에 먹칠을 한 것이 바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입니다. 또한 일본이 속내에 품고 있던 군사대국화 욕심을 자연스럽게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 북한 핵입니다.
공동사설은 또한 선군혁명의 불길 속에서 다져진 전쟁억제력, 즉 핵무기로 인해서 북한이 더 빨리 비약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틀린 얘기입니다. 핵무기를 갖고서 발전한 나라보다는 핵무기를 포기하고서 발전하는 나라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핵무기가 나라의 안전을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경제발전과 번영에 장애가 된다고 믿고서 핵을 포기한 나라는 많습니다.
대표적인 나라들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 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웨덴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을 지원한 파키스탄이 핵을 갖고서 계속 발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공동사설은 그 어떤 이념이나 외세도 민족의 이익보다 앞설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분히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의 와해를 노린 계획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그렇게 민족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전체 남한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핵개발부터 포기해야 합니다. 대다수 북한 주민들도 먹고사는 문제와 핵무기 개발 중에 선택을 하라면 먹고사는 길을 택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다수 한민족이 반대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을 왜 민족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고집하고 있는지 북한 정권은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합니다.
특히 북한은 앞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거나 한미 동맹을 이간시키려는 기도를 중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작년 10월 9일 핵실험을 한 이후, 북한에 대한 남한 내 여론은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잊어버려가던 북한의 위협을 다시 깨달은 남한 국민들은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기도는 남한 땅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이 계속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한다면, 북한을 돕겠다는 남한 사람들의 대북지원 의지마저 꺾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그 여파와 고통은 모두 죄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2007년도 북한의 신년사는 극히 실망스런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이 정도의 상황인식과 정세판단으로 과연 북한 당국이 올해에 닥칠 국내외적인 난관을 제대로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