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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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커넥션 사건이 점차 국제문제로 비화하는 양상입니다. 지난 9월 6일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시리아 북부의 비밀 핵시설을 폭격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세계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폭격당한 장소가 북한의 영변에 있는 5MWe 원자로와 같은 유형의 원자로 건설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야간에 이뤄졌고, 당시 현장에서 숙식을 하던 북한사람 여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에 대한 북한의 반응입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월 1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중동의 다른 나라들도 침묵하고 있던 상황에서 유독 북한만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의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시리아와의 핵 커넥션 보도는 음모에 불과하며 핵확산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심지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6자회담 참석차 북경을 방문했던 9월 하순 시리아와의 핵거래 설은 미친놈들이 만든 것이라면서 관련 보도를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6자회담에서 채택된 합의문을 보면 제I조 3항에 북한이 핵물질과 기술의 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기술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천명해온 사항이지만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입니다. 또한 9월 하순에는 시리아 바트아랍사회당의 고위간부가 평양을 방문했고, 이번 주에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시리아를 방문했습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양국간의 고위급 접촉이 번갈아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두 나라 사이에 중요한 현안이 발생했고, 그 현안이란 바로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 커넥션이 발각되었고 다수의 북한 기술진이 사망한 사건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국제원자력기구, 즉 IAEA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시리아는 NPT 회원국으로서 원자로 한 개를 갖고 있으며 IAEA의 사찰도 받아 온 나라입니다. IAEA의 대변인은 시리아가 신고하지 않은 핵시설에 대해서 IAEA는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관련 정보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해당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IAEA에 보고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진상규명을 위해서 현재 시리아 당국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은 5년 전에 불거진 이란 핵문제를 닮아가는 느낌입니다. 이란도 NPT 회원국으로서 IAEA의 사찰을 받았지만 비밀리에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비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술자가 2002년 8월 외국으로 망명해서 그 진상을 폭로하면서 부터였습니다. 결국 IAEA가 이란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해당 시설을 방문하면서 이란이 17년 동안 비밀리에 추진했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전모가 밝혀지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이란 핵문제는 북한 핵문제만큼이나 중요한 사안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제3차 세계전쟁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지난 17일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에 대한 그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의 불능화와 더불어 확산행위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모든 핵프로그램을 신고할 때는 확산행위에 대한 신고도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짤막하게 말하는 중에 ‘대가’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그가 북한\x{ff65}시리아 핵 커넥션 문제로 인해서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인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려다가 기자들의 집요한 요구에 어쩔 수없이 앞서 소개한 발언을 한 것도 그가 아직도 6자회담에 희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북한 정권은 시리아에 대한 핵기술 이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하는 것을 제대로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