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서울에서는 아주 경사스런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남한과 미국 사이에 FTA, 즉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국가간의 무역거래에는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국의 상품을 외국의 유사한 상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바로 수입품에 대해서 관세를 물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은 바로 이러한 관세를 철폐하고 수출과 수입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는 취지에서 체결하는 협정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미국과 남한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가 지리적으로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있지만, 미국에서도 남한의 상품을 남한에서 사듯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고, 남한에서도 미국의 상품을 미국에서처럼 살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 사이에는 관세를 없애기 때문에 제3국과의 가격경쟁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됩니다. 남한에서 미국산 제품이 일본이나 중국산 제품보다 싸기 때문에 더 많이 팔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남한과 미국의 FTA 체결 소식을 듣고, 일본과 중국이 놀라움과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과 남한이 조기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FTA는 한미 동맹을 이루는 두 개의 축 가운데 하나입니다. FTA가 경제동맹을 이루는 기둥이라면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군사동맹을 구성하는 축입니다. 군사동맹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부터 북한의 남침 저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지금까지 잘 지속되어 왔습니다. 한미 군사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동맹의 모범사례로 기록될 정도로 든든한 군사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제동맹의 기둥인 FTA까지 체결됨으로써 남한과 미국은 온전한 동맹을 갖췄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나라가 이빨과 입술의 관계처럼 뗄 내야 뗄 수 없는 그런 관계를 맺게 된 것입니다. 경제동맹과 군사동맹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군사동맹만 있던 시절에는 남한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이 그저 정치적, 도덕적 차원의 의무감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도와주고 싶지 않을지라도 세계를 관리하는 초강대국으로서의 신뢰와 위신을 고려할 때,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서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FTA가 체결된 다음부터는 미국이 남한의 안보를 보호하는데 있어서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게 됩니다. 만약 남한이 침략을 받으면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국의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FTA 이후의 남한시장은 미국시장의 일부나 다름없기 때문에 남한의 경제를 어렵게 하는 모든 도발행위는 미국의 경제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이번 FTA 체결 소식을 보면서 한미 동맹이 와해되기를 바라는 일부 세력들은 크게 놀랬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남한에서 반미감정이 표출되고 있고 한미 동맹관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심 FTA 협상이 결렬되길 바란 세력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FTA가 성공적으로 체결됨으로써 한미 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과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피를 나눈 형제가 된 이후 지난 50년이 넘게 유지되어 온 한미 동맹의 토대는 훨씬 튼튼하고 깊이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고비 고비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양국 지도자들의 결단과 혜안 그리고 양국 국민들의 신뢰와 우정으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FTA 체결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이 경제적인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협상시한을 두 번이나 넘겨가면서 밤샘 협상을 했지만, 협상이 타결된 후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야 말로 한미 동맹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징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