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에도 ‘미투운동’이 일어나길 희망하며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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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시작된 ‘미투운동’은 한국 사회에서도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한국의 ‘미투운동’은 놀랍게도 현직 검사가 뉴스룸에 직접 출연하여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러한 ‘미투운동’으로 검찰 뿐만 아니라 연예인, 연극인, 교수, 시인, 배우, 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한국 유명인들의 과거 성폭력 행태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의와 진보를 외치고 인권을 옹호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은 그를 믿고 지지하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성욕을 채운 것입니다. 여성을 동등한 시민이나 동료로 보지 않고 여전히 여성은 성적 매력을 풍기며 남성의 요구에 순종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믿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도 성폭행과 성추행이 난무한 상황에 북한과 같은 폐쇄 국가에서는 얼마나 많이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우선, 북한은 성폭행, 성추행, 여성인권 이라는 언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설령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냥 자신이 운이 없어 걸려 들었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넘어갑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여성들이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들로부터 강간과 희롱을 당하고 그들이 무시하고 때려도 어디에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에 여성의 인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은 1946년 ‘남녀 평등권에 대한 법령’을 제정하는 등 남녀 평등을 제도적으로는 보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법의 실효성은 전혀 발휘되지 않습니다.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오히려 성추행을 당한 여성은 “꼬리를 쳤다”는 비난을 듣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가한 성추행 행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북한 전역에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탈북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열차원들은 열차를 타고 북쪽 끝과 남쪽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생활을 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때문에 열차 안내원들 중에는 함께 일을 하는 남성 승무원이나, 남성 승객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열차 안내원뿐 만 아니라, 군 간호사, 군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등에서 여성들이 간부들에게 성추행을 당한다고 합니다.

북한에 여성 인권이 확실히 없다는 점은 북한에만 존재하는 ‘중앙당 5과’라고 불리는 부서의 존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중앙당 5과’는 한국에서는 흔히 ‘기쁨조’라고 부르는 여성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중앙당 5과’는 전국에 있는 인물이 빼어난 16세 이상의 북한 여학생들을 철저한 검사를 통해 선발합니다. 선발된 여성들 대부분이 김정은의 관저 및 별장에서 일을 하거나, 미모나 토대에 따라서 전화수, 타자수, 경호원 등의 기밀을 지켜야 하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마치 조선시대 내명부에서 일을 했던 궁녀들을 선발하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중앙당 5과’ 대상에 속해 있는 여성들은 순수 처녀여야 하고, 단 하나의 손톱자국 같은 흉터도 없어야 하며 집안의 토대도 좋아야 합니다. 이 여성들은 별장에서 일을 하다 김씨 왕조에 눈에 들면 처녀성은 잃게 되는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들은 ‘중앙당 5과’에 선발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가족들 조차도 영광으로 생각하며 딸을 보냅니다. 일단 딸을 보내면 만날 수도 없습니다.

북한 여성들도 그들이 일터에서 당하고 있는 상황들이 성추행, 성폭행이라는 것을 하루 빨리 인지하고 ‘미투운동’ 같은 것에 동참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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