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유럽연합과 남북한의 통일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9-04-0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1989년부터 1991년까지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 정권들이 무너진 후 한국 연구단체들과 정부 기관들이 동서 독일의 통일, 또한 유럽 공산주의 체제 와해를 교훈삼아 많은 연구를 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 1년 넘게 남북한과 미북 간 정상외교가 활발히 지속되면서 남북한 통일에 교훈이 될만한 현대 역사와 사건들을 더욱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남북한 통일이라 하면 급진적인 통일이 될 수 도 있고 점진적인 통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요즘 한국 학자들과 연구 단체들은 유럽연합식 통일과 스위스 연반제식 통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1989년 말 이후로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것이 동유럽 사람들의 꿈이었습니다. 구 소련이 붕괴된 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서, 북유럽과 거리가 더 가깝고 개혁 정책이 더 빨리 이뤄진 체스꼬 (체코), 슬로벤스꼬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마쟈르 (헝가리), 뽈스까 (폴란드), 에스또니야 (에스토니아), 라뜨비야 (라트비아)와 리뜨바 (리투아니아)는 2004년 5월 1일에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유산의 부담을 더 많이 느끼던 로므니아 (루마니아)와 벌가리아(불가리아)는 17년 동안 그 유산을 없애려고 노력하다 2007년 1월1일 결국 유럽 연합에 공식적으로 가입했습니다. 흐르바쯔까 (크로아티아)도 유고슬라비아 내전과 와해를 극복하여 2013년7월1일에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유럽연합은 28개국을 회원국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몇 백 년 동안 여러 민족들 간의 전쟁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1차 대전과 제2차 대전의 공포, 고통, 파괴와 대학살을 겪은 후 또다시 그러한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평화와 협조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유럽연합은 1950년 프랑스와 서독 간의 석탄 및 철광석 채굴을 위한 협력으로 시작해 이젠 모든 유럽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망라하는 연합체입니다.

유럽연합 기는 파랑색 배경에 통합, 연대감과 조화를 상징하는 동그란 모양으로 금색 별 12개가 그려져 있고, 28개국중 19개국이 ‘유로’라는 공동 화폐를 사용하며, 유명한 베토벤 교향곡 9번 d단조 네 번째 악장에 나오는 곡이 유럽연합의 공식 상징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내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여행하고, 연합 내 아무 곳에서나 거주할 수 있으며, 취직이나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이제 출신 국적에 개의치 않고, 자신들을 유럽 연합 시민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유럽 사람들이 왜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것을 갈망했을까요? 이들이 공산주의 시대 때 프랑스나 영국, 서독 등 서유럽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방문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특히 냉전 시대 때 북한과 많이 비슷하던 로므니아의 경우 주민들의 망명을 염려하여 공산주의 독재 시대 때 여권을 발급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체제가 무너진 후 모든 로므니아 사람들은 여권을 쉽게 받아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로므니아 여권이 있어도 서유럽을 방문하거나 서유럽에서 취직하려면 그 나라의 비자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젠 로므니아 사람들은 여권 뿐만 아니라, 로므니아 신분증만 가지고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이딸리아(이탈리아)나 독일을 방문하고 그 나라에서 취직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공산주의 시대 때는 꿈도 못 꾸던 일이었습니다.

유럽연합에 가입하겠다는 목표는 로므니아가 정치, 사회, 경제 부문의 개혁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유럽연합의 가입 기준을 맞추기 위해, 로므니아의 경제, 금융체제, 자유민주주의 정치와 사회 복지는 점차 향상되었고, 전환기에 어쩔 수 없이 생겼던 많은 부패 문제도 줄어들었습니다.

로므니아, 벌가리아와 흐르바쯔까는 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1989년에 무너진 공산주의 독재의 어두운 정치적 유산을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유럽연합의 수준에 맞추도록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로므니아는 개혁정책을 추진한 결과 5.5%의 급속 경제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총생산은 유럽연합 평균의 31.9% 밖에 안 됩니다. 로므니아의 인구는 유럽연합 국가 중 7위이지만 국내총생산액은 16위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로므니아의 경제가 계속 급속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 중 15위인 뽀르뚜갈 (포르투갈)을 곧 추월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로므니아, 벌가리아, 흐르바쯔까와 다른 동유럽 나라들은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또 새로 가입한 동유럽 회원국들을 위한 유럽연합의 보조를 받아 경제적으로는 도로, 철도, 항만, 통신 등 물류와 정보소통체계, 사회기반시설 등을 확충하는 한편으로 정치 문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유럽연합을 교훈삼아 남북한의 통합과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이 우선 세계 12위 경제로 번영하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기준을 맞춰야 합니다. 남북한 통일을 위해 북한이 필수로 필요한 것은 검증가능한 비핵화, 인권상황 개선, 또 종합적인 경제, 사회, 정치, 법제도 개혁과 개방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