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 축구의 잠재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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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장 명망이 있는 축구 대회는 유럽의 챔피언스 리그입니다. 올해 결승전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가 올라갔습니다. 결승전은 이달 30일 뛰르끼예(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냉전 시대 이후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은 비교적 부유한 서유럽 축구단이 독점했습니다. 뛰어난 동구라파 선수들은 돈을 훨씬 더 많이 벌기 위해 부유한 서구라파 축구단으로 입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구라파 축구단들은 영국, 에스빠냐(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서구라파 축구단과 경쟁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7일 저의 조국인 로므니아(루마니아) 사람들은 기적과 같은 과거 우승을 기념했습니다. 35년 전 1986년 5월 7일 로므니아의 축구팀이던 스테아우아 부꾸레슈띠(부카레스트)는 챔피언스 리그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했습니다. 스테아우아는 결승전에서 에스빠냐의 챔피언이던 바르셀로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유럽 축구의 강호인데다 경기 장소는 자국의 세빌랴이었기 때문에, 경기전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양팀은 90분을 무득점으로 비겨 연장전을 벌였지만 둘 다 점수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스테아우아가 바르셀로나를 2-0으로 이겼습니다. 그날 로므니아의 골키퍼는 승부차기를 연속으로 네 번 막아, 세계 기네스북에 기록을 남겨 로므니아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날의 승리의 기쁨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시대 전 로므니아는 1930년, 1934년, 1938년 월드컵에 진출했고, 유럽의 축구 강대국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시대에 로므니아는 고립되어 선수들은 외국 축구단에서 활동을 못하게 되어 있었고 1970년대까지 로므니아의 축구 선수들은 국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치, 경제 상황이 어렵다 해도 인간의 재능까지 사라지진 않습니다. 로므니아 축구 국가 대표팀은 1970년 32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했고 1980년대 중반부터 로므니아의 축구는 놀라운 발전을 했습니다. 그때는 로므니아의 여러 축구 클럽들은 챔피언스 리그나 다른 유럽 경기에서 4강전에 세번 진출했고, 1986년 5월 7일 스테아우아는 유럽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1986년의 대승리는 행운으로 인한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스테아우아는 1988년 챔피언스 리그 4강, 1989년 결승까지 다시 진출했습니다.

재능이 많은 로므니아 축구선수들은 꾸준한 노력으로 국제 경기에서 훌륭한 결과를 얻으며 그 어두운 시대에도 로므니아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았습니다.

영국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한국의 손흥민 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던 박지성 선수처럼 민주주의 국가에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승리한 축구 선수들은 평생 일할 걱정 없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86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한 로므니아 선수들이 얻은 것은 명예 뿐이었습니다. 로므니아의 정부는 그들이 받은 상금을 빼앗았고, 그 대신 500달러와 당시 북한에도 수입되던 ‘아로’ (Aro) 국산 4륜 구동 자동차를 한대 씩만 주었습니다. 물론 요즘 수천만 달러를 벌수 있는 축구 선수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당시 외화를 벌거나 자동차 한대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로므니아에서는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체제가 무너진 후 나라가 개방되어 로므니아 사람들도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구라파의 유명한 클럽에서 성공한 그런 훌륭한 선수들은 로므니아 국가 대표팀의 명예를 다시 찾았습니다. 로므니아의 국가 대표팀은 1990년, 94년, 98년, 월드컵에 진출했고, 94년 8강, 1997년 9월에는 세계 순위 3위까지 올랐습니다.

현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세계 순위 39위, 로므니아는 43위, 북한의 국가대표팀은 109위입니다. 요즘 북한 축구팬들이 기뻐할 만한 일들은 거의 없지만 북한의 축구도 한국이나 로므니아 축구처럼 잠재력이 많습니다. 북한은 박도익 선수의 전설적인 득점으로 이딸리아를 이겨 1966년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국가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기 전까지 북한 팀의 1966년 결과는 아시아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월드컵 진출을 하기 위해 국가대표팀의 선수들은 프로 선수로서 국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만일 자유 시장이 활성화되고, 개방과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북한의 우수한 축구 선수들은 유명한 외국 클럽에서 자유로이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북한의 국가 대표팀도 한국처럼 월드컵이나 다른 국제경기에서 우수한 결과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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