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조선소년단, 아동절과 아동 인권

0:00 / 0:00

북한에서 1946년 창립된 조선소년단이 오는 6월6일 창립 77주년을 맞습니다. 북한 당국의 선전에 의하면 조선소년단은 항일무장투쟁시기 1930년대 초 설립된 소년선봉대와 소년탐험대, 그리고 새날소년동맹과 소년회와 같은 청소년조직으로부터 유래했습니다. 북한 사회과학 출판사가 1973년에 발간한 ‘정치사전’에 의하면 조선소년단은 북한 ‘소년들의 자원적이며 혁명적인 공산주의적 대중단체’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 아래서 ‘혁명’의 명목으로 북한 어린이들은 어린시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서 김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아동노동 착취와 탄압, 그리고 식량난과 영양실조를 겪어 왔습니다.

6월 1일은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날을 ‘국제아동절’이나 ‘6.1절’이라 부릅니다. 이 날은 어린이의 보호와 권리를 깊이 생각하며 전쟁, 경제위기, 식량부족과 정치탄압을 겪는 나라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날입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병진 노선을 선전하며 핵과 경제 개발을 동시에 한다고 주장합니다.북한 정권은 한국을 포함한 이웃나라들을 위협하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지만, 북한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식량, 약품, 영양제나 보건 시설에 자원 투자를 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 하에서 어린이의 보건과 영양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치료약이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이 있으며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북한 어린이는 제대로 된 교육 대신 어려운 작업에 동원되어 강제 노동을 할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5월말이나 6월초 되면 ‘모내기전투’ 관련 기사를 발간하지만 사실 북한의 농사라 하면 강제노동, 특히 아동노동이 떠오릅니다.

최근 호주 인권보호단체 워크프리재단은 ‘2023세계노예지수’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60개국 중 북한 인구 10명당 1명꼴로 '현대판 노예'의 삶을 살고 있으며 북한은 세계적으로 노예노동이 가장 심각한 국가입니다.

북한 당국에 의해 북한 어린이들도 노예노동 피해자가 됩니다. 북한에서는 어린이들이 도로 제설작업이나 곡식 수확과 생산량 목표 달성을 위해 공사장, 농장과 공장에 많이 투입됩니다.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로 동원된 곡식 수확 기간에는 마실 물까지 제대로 배급되지 않으며, 이 기간에 특히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콜레라에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이날이 되면 로므니아 (루마니아)의 어린이들을 생각합니다. 1989년 이전 공산주의 국가이던 로므니아의 인권 상황은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독재 시대때 매우 심각했습니다. 독재자는 온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면서 자신과 아내인 엘레나의 개인숭배를 위해 커다란 건물과 대로, 대광장을 건설하는 데 국가재정을 쏟아 부어 로므니아 사람들을 굶겼습니다. 당시 공산주의 선전기관과 언론은 로므니아의 인권 유린과 식량 부족의 현실을 왜곡하여 독재자가 어린이들을 많이 사랑하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많은 생각을 한다고 했습니다. 1980년대 로므니아에서도 매년 6월 1일 어린이 연주회, 음악회가 있었는데, 이는 아이들보다는 독재자를 위한 기념 행사였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루마니아 소년단 시절 사진.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루마니아 소년단 시절 사진.

차우셰스쿠 시대에, 특히 1980년대 로므니아 아이들도 가을에 약 2주에서 6주까지 농장에 동원되어 강제 노동을 했습니다. 1980년대 국민은 식량부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살았지만, 어린이들이 경제위기의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상태는 가장 나빴습니다.

1989년 12월 국민의 유혈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군사 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세 명의 사격수는 모두 자원한 젊은 군인들이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혁명을 일으킨 수백만 로므니아 젊은이는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사격수에 모두 참여하고 싶어 하듯 자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로므니아 반독재 혁명이 주는 교훈은 독재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경우 김정은 정권 시대에, 특히 코로나 시기에 북중국경지대 엄격한 통제에 의해 탈북자 수는 예전보다 절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보면 고위 간부와 고위 간부 출신 탈북자 수가 늘어났습니다. 이 현상의 원인은 김정은 정권이 신뢰성과 미래가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주민들을 탄압하고 희생시키면서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목표로 하는 병진 노선이 아니라, 개혁과 개방을 바탕으로 번영과 자유로 향하는 길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