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 젊은이들의 한류선호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6.01

북한 당국이 최근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을 상징하는 ‘스키니진’과 얼굴 ‘피어싱’을 금지시켰습니다. 뒷머리가 길고 옆은 짧은 ‘멀리트 헤어스타일’ 또한 금지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몇십년 동안 이러한 탄압을 통해 바깥 세계의 문화영향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의 한국 문화를 포함한 바깥 세계와의 접촉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사회주의를 확립하지 못하고 무너진 이유는 경제력과 국방력을 갖췄으면서도 ‘자본주의 생활방식의 침략’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아주 작은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도 경계하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키니진’은 청바지의 한 종류입니다. 청바지는 미국의 특징인 자유와 기업 정신을 상징하는 옷입니다. 청바지는 미국의 유명 기업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1873년에 발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서부 금광에서 일하던 광부를 위한 옷이었습니다. 이어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의 청소년들이 록 음악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젊음의 자유를 상징하는 옷으로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유명한 옷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의 의류 업체는 청바지를 고급 명품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회사인 ‘리바이스’를 포함하여 요즘은 값이 비싼 명품 청바지와 값이 저렴한 청바지가 함께 생산되고 있습니다.

옛날 냉전시대 때 청바지는 동유럽 젊은이들에겐 자유의 상징이었습니다.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하던 로므니아(루마니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70년대부터 로므니아 젊은이들은 암시장에서 구입한 미국산 청바지를 입으면서, 또 암시장에서만 구입할수 있는 서구 록 음악 음반을 들으면서 자유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로므니아 섬유 공장들도 청바지를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국산 청바지는 로므니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옛날 공산주의 시대 때 역시 로므니아에서도 다른 동유럽나라들처럼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가장 좋았던 청바지는 미국 제품이었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들은 교복을 입어야 했었지만, 반항하는 고등학생들은 상의는 교복에 하의는 청바지를 맞춰 입기도 해서 학교에서 야단을 맞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한국 TV드라마와 영화, 음악과 미국 영화 등 바깥세계의 정보가 북한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문화를 막기 위해 여성들의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하고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을 따라 하는 것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북한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단속은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 당국은 여러번 특히 평양에서 심한 옷차림 규제를 강화하고 단속을 실시했습니다. 북한 당국 요원들은 여성 행인의 옷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면 그 옷을 칼로 찢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옷차림 단속 강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김정은도 아버지처럼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영향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규제 강화와 단속을 선호했을 겁니다.

북한 당국의 규제 대상에는 평양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땡빼바지’와 영어 글자가 많은 옷, 레이스가 달린 치마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스키니진’이라 불리는 ‘땡빼바지’는 한국의 ‘한류열풍’에 의해 북한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음악, 연극, 음식과 컴퓨터 게임 등은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은 한국의 대성공을 상징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한류 열풍’에 대한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한국 TV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배우들의 유행,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약16년 전 북한 정부는 한국 여배우 로부터 유래한 머리 스타일을 ‘단정치 못하다는’ 핑계로 금지했고, 이번에 또 다시 옷차림 단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북한도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의 문화 교류, 특히 같은 민족인 한국과의 교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류 열풍’을 통해 남북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동화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독재국가이지만, 북한 젊은이들이 선호해고 즐기는 한국 문화와 외국 문화의 영향을 영원히 막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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