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독재정권과 인권의 가면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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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권 상황을 주시하는 많은 국제 인권보호 단체들에 의하면 북한은 최악의 인권 유린국입니다. 2014년2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비인간적 반인륜범죄에 해당됩니다. 유엔 총회, 유엔 이사회는 1년에 한번 씩 북한의 인권침해를 지적하여 비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유엔 가입국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당하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유엔 가입 후 지난 30년 가까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뿐 만 아니라 열악한 인권상황을 감추기 위해 현실을 왜곡해 왔습니다.

북한은 국제인권단체와 국제기구의 인권개선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외무성 산하에 ‘인권상무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난 로므니아(루마니아)에서도 과거 차우셰스쿠 공산 독재 정권은 북한과 비슷한 ‘인권 문제 연구소’와 ‘인권상무조’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일하는 법학자들의 임무는 국민의 인권 상황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인권개선 압력에 대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그들은 로므니아의 심각한 인권 유린행위을 감추고, 현실을 왜곡시켰습니다. 당시 로므니아 사람들은 독재자의 정책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로므니아는 구소련 침략에 의해 공산권 독재 국가가 되기 전 구라파의 주요 부유한 곡창지대였습니다. 그러나 부유한 과거와 달리 공산주의 독재정권의 탄압과 착취에 의해 냉전 시대 때 로므니아 사람들은 식량이 부족할 때가 많았습니다. 당시 공산주의 정부는 국민들에게 일정한 배급량을 정했습니다. 예를들면, 가족 당 한달에 뼈다귀와 기름까지 합쳐 돼지 고기 500 g, 소세지와 햄 600g, 버터 125g, 식용유 0.7 리터, 설탕 1 kg, 닭 한마리 이런 식으로 배급했습니다. 그나마도 배급량이 부족해 일반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기본 식료품을 사려고 일주일에 몇번씩 새벽부터 가게 앞에서 줄을 서야했습니다. 정부가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정전이 잦아지자 사람들은 석유를 사용하는 조명기구를 쓰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석유 조명기구를 책상에 올려 놓고 숙제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력난 때문에 로므니아의 하나밖에 없는 TV 방송국도 저녁마다 2시간만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이처럼 먹고사는 문제도 심각했지만 정치적 인권 상황은 훨씬 더 안좋았습니다. 당시 로므니아 사람들은 당국에 밀고 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없었습니다. 공산주의 정부와 독재자를 남들앞에서 비판한 사람들은 틀림 없이 비밀 경찰에게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거나 교도소나 수용소로 가게 됐습니다. 이를 참지못해 해외로 망명하려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다 잡히면 대부분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로므니아 지식인 중에는 차우셰스쿠 독재정부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외국에서 어느 정도 잘 알려진 사람들이었기때문에 국제 사회의 반응 때문에 차우셰스쿠의 비밀 경찰이 무조건 해칠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정신 병자로 몰아 정신 병원에 몇년씩이나 입원을 시켜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차우셰스쿠가 ‘인권 문제 연구소’나 ‘인권 상무조’를 설립했다는 것은 로므니아 국민들을 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개인 숭배를 위한 커다란 건물을 건설하기 위해 외국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야 하고 로므니아의 죽어가는 경제도 외국 직접 투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서유럽의 은행과 대기업들은 인권을 유린하는 공산주의 독재자의 정부와 거래하기를 꺼려했습니다. 차우셰스쿠의 ‘인권 문제 연구소’의 주요 임무는 민주주의 국가였던 미국이나 서유럽의 언론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로므니아 사람들은 굶어가고 있는데도 법학자들은 로므니아 경제 상황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떠들었습니다. 많은 반체제 인사들은 정권의 구금시설 안에서 죽어갔지만 차우셰스쿠의 법학자들은 로므니아 인권 상황이 세계 최고라고 자랑했습니다. 그들은 인권이라는 것이 인류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거부하고 항상 로므니아만의 독특한 정치, 경제와 인권이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글을 쓸 때마다 독재자와 그의 부인을 숭배하고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해야 했습니다.

공산주의를 겪은 경험으로 보면 공산 독재자는 주민들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의 유일한 목적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독재자는 대외적으로 자국의 인권 상황을 왜곡시켜 이미지를 관리합니다.

21세기 국제사회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우선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북한은 유엔 가입국으로서 지켜야 할 ‘세계인권선언’, 북한이 1981년9월14일에 인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의한 국제규약’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국제규약,’ 또한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유엔협약을 준수하지 않고 국제법에 의해 보호해야 할 모든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물론 검증 가능한 완전한 비핵화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한 열악한 인권상황을 왜곡하지 말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진실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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